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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집배원 대폭 충원, 토요 택배 완전 폐지

6월 28일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열린 토요택배 완전폐지, 정규인력 증원, 노동시간 단축 전국집배노동조합 투쟁선포 기자회견

문재인 정부는 노동시간을 줄여 ‘일·생활의 균형’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장시간-중노동에 시달리며 과로사의 공포를 안고 살아 가는 집배 노동자들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 전자인사관리체계인 ‘e사람’ 시스템상, 2017년 집배 노동자는 평일 하루 평균 11시간 5분이나 일하고 토요일에도 쉬지 못한다. 장시간-중노동은 과로사와 과로 자살의 주요 원인이다. 안타깝게도 올해 들어 14명이 사망했다.

과로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지난해 말 우정사업본부는 ‘2018년까지 집배원의 노동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충분한 인력 확보가 없다 보니 시간외수당을 제대로 못 받는 ‘무료 노동’과 노동강도만 증가하고 있다. 김용국 집배노조 제주우편집중국지부장은 “현장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노동시간을 조작·은폐하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정사업본부와 대표교섭노조인 전국우정노조(한국노총) 지도부의 합의로, 2015년 9월 12일 토요 택배가 1년 2개월 만에 재개됐다. 이듬해에는 노동시간이 전년 대비 1.7퍼센트 상승했고, 2017년에는 기준 소포 물량이 12퍼센트 이상 증가했다.

그래서 집배 노동자의 압도 다수가 토요 택배 폐지를 원한다.2017년 말 집배노조가 전국의 집배 노동자 30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토요 택배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93.1퍼센트가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5월 2일 우정사업본부와 우정노조는 7월 1일부터 토요 택배를 민간위탁으로 돌려 내년 7월 1일부터 우체국 노동자들은 토요 택배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그 업무가 민간위탁으로 메워져, 저질 일자리를 늘리는 꼴이 됐다. 이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하향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집배노조는 토요 택배의 위탁 확대에 반대하며 토요 택배 자체를 폐지하라고 옳게 요구하고 있다. 위탁배달원들은 토요 택배를 떠넘기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병일 집배노조 화성우체국지부장은 이렇게 지적했다. “우리 우체국에 위탁배달원 3명을 뽑아 준다고 했는데, 위탁이 안 들어와서 [일을] 못 준다고 한다. 준비는 하나도 안 해 놓고 결국 집배원들에게만 강요한다. 토요 택배 완전 폐지가 정답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앞으로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인력을 1000명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장시간-중노동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집배 인력이 913명 증원됐지만, 세대 수 증가와 토요 택배 재개 등으로 여전히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끊이지 않는 집배 노동자 과로사를 방지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면 인력의 대폭 확충과 토요 택배 폐지가 필요하다. 집배노조는 문재인이 약속한 연 1800시간 노동이 이뤄지려면 정규 인력 6500명을 충원하고 토요 택배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최승묵 집배노조 위원장은 “국가기관인 우체국 집배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의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며 “이 요구가 현장에 적용되는 그날까지 투쟁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집배노조는 7월 7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역 5번 출구 앞에서 전국 집중 집회를 한다. 집배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