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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이집트 출신 난민 특별 기고:
“우리 난민과 난민 신청자들은 한국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오는 난민들의 어려움은 한반도에 도착하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서로 언어가 생소하다는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문화적 차이가 몹시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민은 공무원이든 출입국관리소 직원이든 일반 시민이든 간에 한국인들과의 소통에 언제나 제약이 생긴다. 하지만 합법이든 불법이든 간에 한국 땅에 도달하고자 하는 난민과 이주민은 언어적 문제와 문화적 차이를 의지로서 돌파한다.

난민 신청자의 상당수가 경제적 난민인 것은 사실이다. 유엔 난민 협약은 경제적 난민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불법 노동자’의 꽤 많은 수가 난민 신청자다. 하지만 이 난민 신청자 등 노동자들이 한국 사회와 경제에 무엇을 기여하고 있는지도 봐야 좀더 공정할 것이다.

난민 신청자는 한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출입국관리소에 대응하는 데에 그들로서는 어마어마한 돈을 쓰기 시작한다.

난민 신청자는 출입국관리소가 난민 승인을 거부하면 이의신청을 하고, 또 거부되면 대체로 소송을 제기한다. 이의신청과 1심, 2심, 3심까지 점점 더 많은 돈을 쓴다. 한국인 변호사 수임료 등 수백만 원이 넘는 돈이 추가로 든다.

한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들에게 돈을 받아 이익을 본다거나 국가 재정을 충당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저 난민 신청자 절대 다수가 한국 정부로부터 얻는 것보다 쓰는 돈이 더 크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할 뿐이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들이 으레 그렇듯이, 한국에도 제조업, 서비스업, 농업 등의 다양한 부문이 있다. 그런데 난민 신청자들은 어디서 일하는가? 모든 산업 부문에서 일한다. 그런데 어떤 지위에서 일하는가? 최하층에서 일한다.

한국의 직업 분포가 그릇을 닮았다고 하면, 난민 신청자들은 그릇의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멸시받고, 더럽고, 고된 일을 한다.

농장에서 가축 배설물을 치우고 수확이 끝난 후 건초를 모은다. 한국에서 수확되는 과일 두 알 중 한 알은 난민 신청자 등 이주노동자의 손으로 거두는 것이라고 봐도 큰 과장을 아닐 듯하다. 자동차나 엔진 공장에서 거대하고 위험한 기계를 다루다가 손이 절단되거나 불구가 된다. 염전 노동자 중에도 난민이 많고, 건설 현장에서도 난민 신청자들이 있다. 재활용 분리수거 작업에도 난민 신청자들이 많이 일한다!

여기서 우리는 무슨 결론을 내릴 수 있는가?

한국은 난민 신청자에게 노동시장의 가장 바닥에 있는 더러운 일밖에 제공하지 않는다. 이 일들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기피하고, 특히 한국 청년들이 불평하고 경시하는 일들이다.

올해 초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비슷한 일을 볼 수 있었다. 16년 전 월드컵 개최 경험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평창에 많은 외국인을 수용할 준비가 잘 되지 않았다.

누가 외국인을 통역하고, 문화 교류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고, 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숙소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는가?

난민과 난민 신청자들은 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온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이 모든 서비스에서 진심으로 기여했다. 식당 주인, 숙박업주, 옷가게 주인들은 서울의 직업소개소에서 노동자들을 모집했고, 그중에 난민 신청자들이 많았다.

나는 난민과 난민 신청자들이 한국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남들보다 더 낫다거나 가치가 높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다를 뿐이고, 한국 사회에서 한국인들과 조화를 이루고 싶고,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나는 다른 방식의 기여도 말하고 싶다. 문화가 다른 우리와 한국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때 한국 사회는 전보다 더 타인을 포용할 수 있다. 또한 전체 경제 분야에서 노동자들의 인권과 처지도 개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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