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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민영화 유지하는 서울시:
9호선 2단계 노동자들이 파업을 예고하다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9호선 2·3단계)가 동종업계 수준 임금, 인원 164명 충원, 사내 25퍼센트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8월 27일에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합원 92퍼센트 투표에 94.6퍼센트라는 높은 찬성으로 쟁의 행위가 가결된 것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8월 8일 열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8월27일 파업 예고" 기자회견 ⓒ노동자연대

지난해 12월 공공운수노조 소속 서울9호선운영노조(9호선 1단계)가 파업한 데 이어 이번에는 9호선 2단계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려 하는 것이다. 이 두 노조의 노동자들은 모두 서울지하철 9호선 전체에서 일하지만 서로 다른 회사에 속해 있다. 1단계 구간은 프랑스계 운영회사가 맡고 있고, 2단계 구간은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인 ‘서울메트로9호선운영㈜’가 맡고 있다.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는 파업을 앞두고 8월 8일부터 ‘준법투쟁’을 하고 있다. 승무 노동자들은 열차 운전 속도와 정차시간 준수, 기술분야와 역무분야는 단독 작업을 거부하고 2인 1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열악한 노동조건

9호선 노동자들은 서울지하철 1~8호선 노동자들보다 훨씬 열악한 조건에 있는데, 특히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노동자들은 가장 열악한 처지다.

단적으로 서울 지하철 노선 1킬로미터당 운영 인력은 서울교통공사는 52명인데, 9호선 1단계 회사는 25명, 2·3단계는 18명에 불과하다!

이렇게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사측은 부족한 인력을 메우기 위해 노동자들을 돌려 막기 식으로 배치한다. “기술직으로 입사한 노동자가 1달 만에 역무직으로 보직이 변경되기도 하고, 기술직이 역무직으로, 기관사가 역무직으로, 사무직이 역무직으로, 역무직이 다시 기술직과 사무직, 기관사로 떠돌며 노동”하고 있다.(서울메트로9호선지부 김시문 지부장)

그런데도 임금은 동종업계의 60퍼센트에 불과하다. 사측은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고 노조를 비난하지만,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노동자들을 열악한 조건과 차별에 내몰아 온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노동자들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노동 환경도 가장 열악하다. 첫차 운행을 위해 새벽 3시 50분 전에 출근을 해야 하는데도 휴게 공간과 취침 시설조차 없다. 노동자들은 “역무실, 변전소 옆 공간, 심지어 수유실 등에서 새벽에 쉬는” 상황이다.

서울시 책임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그 책임이 있다.

특히 서울시는 거듭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9호선 민영화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1~8호선을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달리 9호선은 민영화돼 있어 복잡한 다단계 하청 구조로 돼 있다.

9호선 2단계 구간이 개통될 때, 서울시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서울교통공사에게 위탁을 줬고, 서울교통공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위탁업무 전반을 재위탁하면 안 된다’는 민간위탁 조례를 위반하면서까지 자회사를 만들어 재위탁을 했다. 즉 1단계처럼 민간 자본에 넘기지 않았지만, 공기업 자회사에 위탁하는 우회적인 민영화를 한 것이다.

민영화된 9호선 운영 체계

이 때문에 9호선 2단계 노동자들은 노동조건이 열악하기로 널리 알려진 1단계 운영회사 노동자들보다 더 열악한 조건을 강요 받고 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에 “고용승계를 통한 직영운영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며 책임 전가만 하고 있다. 정작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가 직접 고용해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정 지원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당연히 서울교통공사는 재원이 없다며 직영 운영을 거부하고 있다.

이렇게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문제 해결은 외면하고 있다. 심지어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는 서울시가 노동자들의 형편없는 조건은 방치한 채, 운영 수익을 9호선 1단계 부채를 갚는 데 쓰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런 일이 ‘노동 존중 서울시’를 표방해 온 박원순 서울 시장 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가 직영 운영을 하지 않으면, 위탁계약을 해지하고 새롭게 운영 회사를 공모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9호선 1단계를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계 회사가 2~3단계 운영권마저 가져가게 될 수 있다고 노동자들은 우려한다. 노동자들의 이런 우려는 근거가 없지 않다. 2017년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와 계약 갱신 시기에 공개 입찰에 나서, 프랑스계 민간회사인 9호선 1단계 운영회사가 경쟁 입찰에 뛰어든 바 있다. 노동자들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반발과 민영화 논란이 커지자 서울교통공사가 계약을 연장하게 된 것이다.

인력이 부족해 열차 점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장시간 노동과 제대로 된 휴식시간도 없이 지하철을 운행하는 상황은 언제든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9호선 노동자들의 투쟁은 노동자들의 조건 개선과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즉각 9호선 노동자들의 조건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 또 노동조건개선과 9호선 ‘지옥철’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9호선의 완전한 공영화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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