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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인정을 요구하며:
이집트 난민 신청자들, 청와대 앞 단식 농성 돌입

이집트 출신 난민 신청자들이 청와대 인근 효자동 치안센터에서 난민 인정과 인간다운 삶 보장을 요구하며 19일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단식 농성 돌입에 앞서 열린 집회에는 이집트인 난민 신청자들과 한국인 연대 단체 회원들을 비롯해 20여 명이 참가했다.

집회를 주최한 이집트인 난민 신청자 압델라흐만 자이드(35) 씨는 한국 정부의 조속한 난민 인정을 요구했다.

"난민도 인권이 있다" 조속한 난민 인정을 요구하며 청와대 인근에서 난민 신청자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시위를 벌였다 ⓒ박이랑

집회 참가자들은 난민 심사 과정에서 벌어지는 불법적 증거 조작과 진술 왜곡 실태를 조사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난민이다”

자이드 씨와 함께 단식에 돌입한 아나스 샤하다(28) 씨는 한국 정부가 자신들을 천천히 죽이고 있다며, 난민 인정을 받을 때까지 단식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샤하다 씨는 일을 하다가 사고로 다리가 부러졌지만 제대로 된 치료도 받을 수 없었다. 이제는 돈 벌기도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는 “제 아내가 곧 출산인데 병원을 가기도 어렵고,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한국에서 인간으로서 존엄한 삶을 찾고자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샤하다 씨는 투옥을 피해 2016년 6월 한국을 찾았지만 한국 정부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1년 9개월이 지난 올해 5월에야 거부 통보를 했다. 샤하다 씨는 이렇게 말한다. “난민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비자 없이도 갈 수 있는 안전한 나라는 오직 한국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난민 신청이 거절된 지금, 이곳에서도 더는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합니다.”

집회와 농성에 참가한 난민 신청자들은 한 목소리로 법무부가 고의로 난민 신청 절차를 지연시키고 있으며, 어떻게든 난민 인정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한 20대 난민 신청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한국에 온 지 이제 두 달밖에 안 됐지만 내년에는 자이드 씨나 샤하다 씨처럼 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여기에 나왔습니다.”

또 다른 이집트인은 이렇게 지적했다. “국제사회에서 좋은 이미지는 얻으려 하면서 동시에 손해는 보기 싫어하는 한국 정부 때문에 난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난민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한국 정부는 난민들에게 마땅한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난민 신청자들은 명백한 정치 탄압을 피해 한국에 왔지만, 한국 정부의 무관심 탓에 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호소한다 ⓒ박이랑
난민 신청자들은 심사 과정에서 증거가 조작되고 진술이 왜곡되는 실태를 비판했다 ⓒ박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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