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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 가는 양안관계?

대만 국민당 주석 렌쟌과 친민당 주석 쑹추위의 중국 방문에 대한 대만인들의 기대가 높다. 최근 중국 반분열법 통과 사건을 생각해 보면 이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방문이 영속적 평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먼저, 이번 ‘열풍’은 중국 지배자와 대만 야당 정치인의 냉철한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중국은 천수이볜의 민진당 등 대만의 친독립파를 고립시킬 수 있는 기회를 노려 왔다. 또, 최근 반일 시위로 높아진 대중의 민족주의적 열기를 무마할 수 있는 계기도 필요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반일 시위 ‘주모자’에 대한 탄압의 고삐를 바싹 죄었는데, 렌쟌의 방문은 특히 대학생들의 민족주의적 열기를 다른 곳으로 안전하게 돌릴 수 있는 기회였다.

반면, 국민당은 자신만이 양안관계를 ‘정리’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었고, 대선 2연패의 렌쟌 개인으로서는 국민당 내 퇴진 압박을 덜 수 있었다.

덕분에 천수이볜과 민진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민진당 내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이것은 계파 간 갈등 심화를 부를 듯하다. 현재 대만 지배자들이 중국을 둘러싸고 분열해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법적으로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독립 상태다. 대만에는 미국과 일본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 온, 독자적 축적 기반과 이해관계를 가진 자본가 계급과 국가 기구가 존재한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대만 자본주의는 중국 경제와 급속하게 통합됐고, 양안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중국 쪽으로 쏠리자 ‘통일 문제’의 압박을 회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만 지배자들은 소수의 친통일 또는 친독립 세력과 다수의 현상유지 세력으로 분열했다.

소수민족 분리운동과 지방에 대한 통제력 약화로 고심하는 중국 정부는 절대로 대만의 공식독립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앞으로도 대만 내 친독립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때때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다.

이번에 후진타오와 렌쟌이 발표한 5개 합의문에도 군사 긴장 완화 조항이 있지만 구체적 내용은 없다. 실질적 조치는 양국 정부가 합의해야 하지만, 후-천 간 회담은 성사도 불투명하다.

둘째로, 양안 문제는 중국과 미국·일본 제국주의 간 경쟁과 연관돼 있다. 미국은 당분간 중국과 골치 아픈 충돌을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번 회담을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시는 1백80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약속했다. 헤리티지재단의 연구원이 지적했듯이 “미국은 대만에 대한 영향력을 중국에 넘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일본에게 대만해협은 중동산 석유 80퍼센트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이다. 그래서 마치무라 외상이 양안 해빙 무드가 절정에 달한 지난 금요일 “대만이 여전히 미국과 일본의 공통된 전략적 관심사”라고 확인했던 것이다.

중국 제국주의는 이런 세력 균형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역전시키고 싶어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시적 타협이 영원하리라고는 예상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1995년과 1998년의 해빙 무드가 1996년과 2000년에 군사적 긴장 국면으로 거짓말처럼 전환됐다. 이것은 지배자들의 협상에 의존해서는 양안 평화가 성취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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