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삭감하자는 〈조선일보〉를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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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하는 여러 꼭지의 기사를 8월 22일부터 사흘에 걸쳐 보도했다.

첫째, 〈조선일보〉는 비열하게도
〈조선일보〉는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인상과 내국인 노동자 임금 동결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않았다. 내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승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을 상쇄하려는 개악, 조선업 구조조정 등 해고 탓이 크다.
게다가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초에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이주노동자들의 평균 기본급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내국인 노동자의 평균 기본급도 최저임금을 약간만 상회할 뿐이다. 기업주들은 정부 지침 덕분에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에서 숙식비를 공제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개악에 반대하는 것을 비난하며 최저임금 개악에 동조한 〈조선일보〉가 노동자를 걱정해 주는 척하는 건 메스꺼울 뿐이다.
전체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려고 혈안인 기업주와 지배자들이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삭감한다고 해서 내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 줄 리 만무하다.
정해진 임금 총량을 놓고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제로섬 게임을 하는 게 아니다. 노동자들이 창출한 이윤을 놓고 노동자와 기업주 사이에 뺏고 빼앗기는 투쟁을 하는 것이 진실이다. 이 투쟁이 임금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오히려 이주노동자 등 처지가 비교적 취약한 계층의 임금이 하락하는 것은 내국인 노동자의 임금도 하락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실제로 〈조선일보〉의 주장에서 드러나듯이,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삭감 요구는 어느새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요구로 나아가고 있다.
둘째, 〈조선일보〉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증가했다고도 주장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관광비자 등으로 입국해 눌러앉은
그러나 〈조선일보〉와 중소기업중앙회도 스스로 인정하듯이, 이주노동자는 내국인이 기피하는 열악한 일자리에서 부족한 일손을 채우고 있다.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이른바
〈조선일보〉는 특히 건설업에서 이주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부각했다. 그러나 건설업에 만연한 다단계 하도급이야말로 기업의 막대한 이윤을 보장해 주고 노동자 사이의 경쟁을 부추겨 고용 불안과 노동조건 악화를 강요해 온 주범이다. 최근 건설 사용자들은 유연근무제까지 확대해 노동자들을 더 쥐어짜려 한다.
더 근본적으로 보면, 실업과 일자리 위기의 원인은 자본주의에 내재된 경제 위기이다. 그에 더해, 구조조정 등 대량해고도 실업 증가에 한몫한다. 그러므로 이주노동자를 탓하는 것은 고약한 책임 전가일 뿐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의결되자 이주노동자 최저임금을 삭감하는
이런 상황에서 유력 보수언론인 〈조선일보〉가 여러 날에 걸쳐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하는 기사를 실은 것은 우려스럽다.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삭감 시도가 진지하게 추진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8월 23일 이주노조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를 더 열악한 처지로 내몰고 내국인 노동자들에게도 임금 하락의 압력이 될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삭감 시도에 맞서 투쟁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