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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에게 직접 듣는 강연 ― 난민에 대한 오해와 편견 부수기:
많은 대학생이 모여 진솔하게 토론하다

11월 27일 고려대학교 에서 ‘난민의 현실, 그리고 난민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 부수기’ 강연회가 열렸다. 이 강연회는 12월 8일 ‘난민혐오반대! 대학생 행동’ 집회를 준비하는 12개 학생 단체가 공동주최한 것이다.

예멘 출신 난민 야스민 씨와 ‘헬프 시리아’ 사무국장 압둘 와합 씨가 연사로 왔다.

올해 4월 예멘 난민 500여 명이 제주도로 입국하면서 난민 혐오를 부추기는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 정부는 ‘인도적 체류 허가’를 했다고 생색냈지만, 사실 단 한 명에게도 난민 지위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난민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이번 강연회의 의미는 더욱 각별했다. 대학생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생생한 경험과 주장, 솔직한 질문과 답변이 2시간 동안 이어졌다.

너머의

야스민 씨는 예멘에서 탈출하게 된 과정과 한국에 도착한 후 현실을 생생하게 들려 줬다. 참가자들은 크게 집중하며 어디서도 들을 수 없던 야스민 씨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예멘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꿈, 목표 등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없어요. 유일하게 허락된 고민은 어떻게 하면 전기나 물, 휘발유 같은 생필품을 구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뿐입니다.”

결국 야스민 씨에게 남겨진 선택은 고국을 떠나는 길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야스민 씨는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제주도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도시인지조차도 알지 못했다. “많은 한국 분들이 궁금해합니다. 돈이나 일자리 같은 다른 욕심이 있어서 한국에 온 건 아니냐고 묻습니다.

“저뿐 아니라 다른 예멘인들 모두 오직 한 가지만 보고 왔습니다. 여기 오면 더 안전하게 살 수 있을 거란 희망이요.”

그러나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예멘 난민들에 대해 출입국사무소는 출도 제한 조치를 내렸다. ‘한국인들은 예멘 난민들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일을 구하려 해도 선택지는 거의 없었다. 지금도 이런 현실은 이어지고 있다.

수년째 시리아 난민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는 압둘 와합 씨는 한국에서 겪은 경험과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얘기했다.

와합 씨는 그 전까지 한국에서는 막연한 먼 나라 얘기이던 난민 문제가 예멘 난민 사태를 계기로 큰 사회적 관심을 받게 됐다며, 난민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이해하고 연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난민을 반대하시는 분들과 만나서 대화해 보면 으레 말씀하시는 것들이 있습니다. 세금 떼먹는다, 이슬람교 퍼뜨린다, 여성, 안전 등등. 사실 다 왜곡된 정보이고 조금만 찾아봐도 사실이 아닌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수가 뭉쳐서 체계적으로 행동에 나서기 때문에 마치 다수처럼 보입니다.

“우리도 많은 사람들이 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걸 보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와합 씨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정부의 책임도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예멘 분들이 처음 제주도에 왔을 때 내버려뒀어요. 그 때문에 혐오와 편견이 조장되고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열띤 토론의 시간

학생들은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밝혀 준 연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어진 청중 토론은 다양한 질문과 주장이 가득 찬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평소 궁금하던 점들에 대해 연사들이 명쾌하게 답해 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질문은 대부분 난민들의 실제 삶이 어떠한지에 관한 것이었다.

질문 중에는 이슬람은 정말 여성차별적인지를 묻는 것도 있었다.

야스민 씨의 답변은 명쾌했다. “예멘인이거나 무슬림이라고 특별히 여성차별적이라고 느끼진 않습니다.

“솔직히 무슬림 남성과 다른 남성이 여성을 대하는 방식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린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고, 함께 살아갑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러듯이요.

“우리 무슬림, 예멘인들은 다른 우주에서 뚝 떨어져 나온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것 한 가지만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도 사람입니다. 사람답게 굴고 사람답게 말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위험하거나 이질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이번 강연회는 난민들의 손을 잡아 줄 학생들도 꽤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주최 단체들은 강연회에서 한 토론을 12월 8일 이태원에서 열리는 ‘난민 혐오 반대! 대학생 행동’ 집회 참가로 이어 가자고 호소했다.

난민 혐오에 반대하는 대학생은 12월 8일 집회에 적극 참가하자.

"난민 혐오 반대! 대학생 행동" 집회에 함께해요

언제? 12월 8일(토) 오후 2시
어디서? 이태원 광장(이태원로 초입 또는 녹사평역 사거리 부근)
누가 주최? 난민 혐오 반대 대학생 행동(https://www.facebook.com/univ.welcomerefugee)

집회 운영 재정 후원 안내

국민은행 546901-01-181595 박혜신(난민혐오반대대학생행동)

ⓒ난민 혐오 반대 대학생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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