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법무부 앞 집회:
무자비한 이주노동자 단속과 사상자 발생에 항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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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법무부 앞에서 ‘이주노동자 살인단속 중단 및 법무부 장관의 공식 사과 촉구 법무부 규탄 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민주노총, 이주노조, 이주공동행동, 경기이주공대위, 살인단속 규탄 및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 씨 사망사건 대책위,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가 공동주최했다.
집회에는 약 50명이 참가했다.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에서 2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사람이 죽어도 계속되는 정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추방에 분개했다. 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하는 법무부에도 분노했다.
지난 8월 무자비한 단속으로 미얀마 출신 건설노동자 딴저테이 씨가 8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10월부터 단속을 더욱 강화했다. 그 결과 10월 29일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태국 이주 여성 노동자가 건물 4층에서 추락해 큰 부상을 입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최근에는 지난 7월 우즈베키스탄 유학생을 집단 폭행 했던 창원출입국 단속반원들이 모두 불기소 되는 일도 있었다.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언론보도에 따르면 창원출입국은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을 통해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했다고 한다.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규탄발언에서 정부와 사업주들의 행태를 폭로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에게 현상금을 건 전단지가 SNS에서 퍼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얼마 전 봤다. 한국에 온 지 오래 됐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처음 본다. 정부는 우리가 매일 타는 지하철 광고판에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신고하라고 광고하고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없애기 위해서는 정부가 잘못된 제도를 고쳐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이 오랫동안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은 정부가 고용 불안을 이주노동자 탓으로 떠넘기는 것을 비판했다.
“법무부는 서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이주노동자 단속·추방을 강화했다. 이게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노동존중인가? 그 노동존중에는 [이주노동자를 비롯해] 모든 노동자가 다 포함돼야 한다.”
또 일부 지역 건설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을 가로막는 일에 대해서 “민주노총 공식 입장이 아님을 다시 확인한다”고 발언했다.
한편, 법무부는 딴저테이 씨 사망사건에 대해 계속해서 딴저테이 씨가 도망가려다 자신의 실수로 추락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딴저테이 씨 대책위의 랑희 활동가는 단속 자체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법무부를 규탄했다.
“때리거나 밀어서 떨어뜨리지 않았다고 해서 그 죽음에 책임이 없는 것인가? 반복되는 단속에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가고 있다. 대부분 추락에 의한 사망 혹은 부상이었다.
“이주노동자들은 죽음보다 무서운 것이 추방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법무부와 출입국은 직접적으로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변명만 하고 있다.”
법무부는 집회 후 이어진 대표자 면담에서도 딴저테이 씨가 사망한 단속의 사전 계획서와 사후 보고서 공개 요구에 대해 직권조사 중인 국가인권위에 넘겼다며 보고 싶으면 소송하라는 식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이주노조, 이주공동행동, 민주노총 등은 12월 18일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을 앞두고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허가제 폐지 등과 함께 단속·추방 중단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계속해서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 같은 날 대구와 부산에서도 같은 취지의 행사들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더 이상 사상자가 생기기 전에 단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