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혐오 반대 대학생 행동:
매서운 추위 녹인 대학생들의 따뜻한 난민 연대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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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 오후 “Refugees welcome here! Racism go out!(난민을 환영한다 인종차별 반대한다)“가 이태원 일대에 울려퍼졌다.
‘난민 혐오 반대! 대학생 행동’에 참가한 대학생들의 외침이다. 이 집회는 건국대 중앙동아리 마주보기, 건국대 철학과 학회 사회철학반, 건국대 철학과 화양코뮌, 고려대 동아리 마르크스주의로 세상보기,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이화여대 분회, 시립대 동아리 마르크스와 함께 세상보기, 연세대 동아리 마르크스주의로 세상보기, 정의당 고려대 학생위원회, 한국외대 중앙동아리 왼쪽날개 등 18개 대학생 단체·동아리·학생회가 공동주최했다(가나다 순).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고 대학 시험 기간 인데도, 부풀리지 않고 대학생 70~80명이 참가했다. SNS 홍보물을 보고 온 난민들도 함께했다. 강남향린교회도 깃발을 띄웠다.
난민 혐오를 선동하는 “가짜 뉴스”가 횡행하고, 문재인 정부가 난민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기는커녕 난민법을 개악하려는 상황에서 난민 연대를 위해 대학생들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집회가 열리기 전 한 달 동안 학생들은 대학과 거리 곳곳을 훑으며 캠페인을 벌이고 난민 혐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알려 왔다.
참가자들은 이태원광장에서 짤막한 집회를 한 뒤 이태원 역을 지나 이슬람 사원까지 행진했다. 학생들과 난민들이 함께 배너를 펼쳐 들고, 구호를 외치고, 개사한 캐롤송에 맞춰 율동을 하는 등 활기기 넘쳤다.
“난민 혐오 반대한다! 난민법 개악 반대한다! 예멘 난민 인정하라! 난민도 사람이다!”
이태원 역에 도착했을 때부터 주변을 지나는 많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였다.
단연 압권은 이슬람 사원 골목에 들어섰을 때부터였다.
상점 안에 있던 히잡 쓴 여성들이 밖으로 나와 먼저 행진 대열을 반겼다. 이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나와 휴대폰으로 대열을 촬영하며 “Thank you!(고맙다)”를 외쳤다.
상점 곳곳에서 너도나도 나와 박수를 치고,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리고, 휴대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이슬람 사원을 방문하고 나오던 무슬림들은 학생들이 나눠 준 ‘Refugee Welcome’ 손팻말을 함께 들어 보이며 응원했고, 가던 길을 돌아 행진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더 힘을 받아 “Refugees welcome here! Racism go out(난민을 환영한다 인종차별 반대한다)” 구호를 소리 높여 외쳤다.
서로의 온기가 되어 준 뭉클한 감동의 순간이었다!
다시 이태원 역으로 돌아가는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을 향해 한 이집트 난민은 즉석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
“나와 내 친구들과 모든 난민들의 감사를 전한다. 난민 혐오에 반대해서 학생들이 모여서 행진하고 집회해 줘서 감사하다.”
행진에 함께한 한 예멘 난민도 기자에게 “우리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있어서 기쁘고 고맙다” 하고 말했다.
학생들은 결의문을 발표해, “난민 혐오에 반대하는 운동은 시작됐다. 우리 대학생들은 그 운동의 일부로 난민 혐오에 반대하고 난민에 대한 연대를 건설하는 데 앞장서 나갈 것이다. 세계인권의날을 맞이해, 학생들이 모여 난민 혐오 반대를 외친다” 하며 앞으로도 난민들에게 따뜻한 연대를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오늘의 성공적인 대학생 시위가 향후 난민 연대 운동의 발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