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일 막을 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은 무엇 하나 제대로 된 합의 없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첨예하게 부각된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는 “현재의 무역 쟁점”이라고 어정쩡하게 표현됐고, “다자간 교역체제의 기여를 인정한다”는 언급만 삽입됐다.
공동성명이 나오기 전날 미국과 중국이 3개월 동안 잠정 휴전하기로 했지만, 이 3개월 동안 진전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골드만삭스는 3개월 동안 무역분쟁이 해결될 가능성이 20퍼센트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화된 경제 불황으로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은 보호무역주의에 기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공동성명에 언급돼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으로 각종 무역 분쟁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미중 무역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나는 동안에도 WTO는 사실상 기능이 정지돼 있었다.
지구온난화 대책과 관련해 미국은 나머지 19개국과 맞서면서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 미국은 이미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했다.
미국의 강력한 반대 때문에 이민과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입에 발린 내용조차 공동성명에 넣을 수 없었다. 공동성명에 언급된 “이민자의 이동과 난민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 노력”조차 부담스러운 유럽 국가들도 미국의 반대가 고마웠을 것이다.
지난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립으로 공동성명조차 채택하지 못한 것과 비교해 이번 G20 정상들은 그래도 공동성명은 채택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 듯하다.
장기불황과 경제 위기 속에서 제국주의 국가들 사이의 갈등과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국제기구나 각국 정상들의 회담이 이런 갈등과 긴장을 해결하기는커녕 완화시키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이번 G20 정상회담이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