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리병원 철회와 의료 영리화 저지를 위해: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이 재출범하다
〈노동자 연대〉 구독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이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으로 재출범했다. 범국본은 2014년 3월 박근혜의 의료 민영화에 맞서기 위해 결성됐다. 당시 범국본은 보건의료노조, 의료연대본부의 의료 민영화 반대 파업과 함께 2백만 명에 달하는 의료 민영화반대 서명을 받으며 박근혜의 의료 민영화에 제동을 걸었다. 2016년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병원 인수합병 허용 날치기 합의에도 맞서 싸워 이를 철회시킨 바 있다.
지난해 12월 5일 원희룡이 녹지국제병원 불허를 결정한 제주도민 공론조사 결과를 개무시하며 영리병원을 허가했다. 의료 영리화 반대를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묵인 방조했다. 의료 영리화 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와 무상의료운동본부, 보건의료노조, 의료연대본부 등은 즉시 녹지국제병원 허가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했다.
그러는 가운데 범국본을 재가동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3월 5일 개원을 앞둔 제주영리병원이 단지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에 영리병원을 확산시킬 포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급히 대중적인 투쟁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
1월 16일 전국 99개 단체가 함께 제주 영리병원을 철회시키기 위해 민주노총에서 대표자 회의를 열고 범국본을 재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범국본에는 진보정당 4개가 모두 참여하는 등 2014년에 비해 규모가 더 커졌다. 이름에 “제주 영리병원 철회”가 있듯 제주 영리병원 철회가 그 제1의 목표다. 범국본은 중앙뿐만 아니라 지역조직도 다시 건설하는 등 체계를 정비해 100만 서명운동 전면화, 청와대 앞 집회, 제주 원정 투쟁 등 전국적인 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원희룡과 의료 영리화 반대를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는 빗발치는 영리병원 철회 요구에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그러나 제주 영리병원의 위법성과 부조리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범국본은 재출범 기자회견에서 녹지국제병원 승인허가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국내 의료기관이 녹지국제병원을 통해 영리병원에 우회 진출하고 있음을 밝혔다.
2015년 5월 복지부는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한 차례 반려했었다. 영리병원이 금지된 국내 의료기관이 녹지국제병원에 우회 투자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다시 제출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을 12월에 승인해 줬는데, 안종범 수첩에 적혀 있었던 ‘국내 자본 우회 투자 문제를 해결하라’는 박근혜의 지시가 그 배경이었다.
범국본은 녹지국제병원 측이 그동안 사업계획서 원본 공개를 한사코 거부하고, 원희룡과 복지부가 사업계획서 원본을 보지 못했다고 하는 이유가 당시 우회 투자 의혹을 샀던 국내 의료기관들이 이번에도 연루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녹지국제병원이 들어서 있는 제주 헬스케어타운은 녹지그룹이 건설비를 지급하지 않아 건설이 중단된 곳들이 있다. 녹지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 건설사들이 1200억 원에 이르는 가압류 소송을 제기해 녹지국제병원 등 부동산이 가압류돼 있다. 건설 노동자들의 임금도 수백억이 체불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후 중국 공기업들의 투자를 통제하고 있어서 녹지그룹도 제주 헬스케어타운에 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이렇듯 녹지국제병원은 문제투성이이고 아무런 정당성도 없다.
범국본은 제주 영리병원 철회 투쟁과 더불어 박근혜를 능가하는 의료 영리화 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를 저지할 것이라 밝혔다. 범국본과 함께 제주 영리병원 철회와 의료 영리화 중단을 위해 전국적인 운동을 벌여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