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탄압 용역업체 선정 반대하며:
이화여대 비정규직 노동자들 본관 점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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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일 오후 이화여대 청소·경비·주차·시설 노동자들(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이대분회)이 악질 용역업체 태가BM 선정 중단을 요구하며 이화여대 본관 총무처 점거에 들어갔다.
지난주 금요일 노동조합과 학교 당국이 만났지만, 학교 당국은 ‘문제가 벌어지면 내보내겠다’며 무책임한 말만 내뱉었다.
그러나 이미 태가BM은 세브란스병원, 고려대병원, 동국대 등에서 노조 탄압을 벌인 바 있다.
학교 당국의 위선과 노조 탄압 용역업체 선정 시도에 노동자들의 분노는 높아져 왔다.
28일 오후 2시 본관 앞에 모인 노동자 100여 명은 2층 총무처로 향했다. 총무처 직원들은 힘으로 노동자들을 막고 “업무 방해하지 말라”며 고령의 여성 노동자에게 고압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노동자들은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악질 업체 내보내라”, “태가BM 반대한다”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노동자들은 꽹과리와 북을 두드리며 투쟁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학교 당국은 모르는 체하지만, 학교 당국이 노조 탄압 등의 악행으로 유명한 업체를 학내에 들이려는 이유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노조 탄압을 통해 노동자들의 단결을 해치고, 앞으로 노동자들의 조건도 공격하려는 것이다.
학교 당국이 태가BM과 가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내 다른 용역업체들 사이에서도 학교의 ‘코드’에 맞추려는 분위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얼마 전, 청소 용역업체 ‘동서기연’ 소장은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태가BM 반대 집회에 나가냐고 확인하며 은근히 압력을 가했다.
민주노조에서 탈퇴하라는 회유도 기층에서 벌어지고 있다. 학교 측의 의도를 이심전심으로 느낀 용역업체들이 슬슬 노동조합 탄압의 가동을 거는 것이다.
이대분회 노동자들은 지난주 4일간 본관 앞 집회를 하며 김혜숙 총장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혜숙 총장은 노동자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매몰차게 돌아섰다.
그런 와중에 지난 25일, 김혜숙 총장은 다양성과 포용을 주제로 열린 학내 포럼에 참석해,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다양한 갈등을 완화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숙 총장의 ‘포용’은 왜 같은 학교 노동자들에겐 해당하지 않는 것인가?
이런 학교 당국의 태도는 그들이 늘 자랑스럽게 외치는 ‘인권’이 얼마나 알량하고 형편없는 수준인지 보여 준다. 학교 당국의 ‘인권’은 정문 앞 홍보 현수막에서 멈춘다.
총장실과 총무처장실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다. 학내에서 벌어지는 노조 탄압 업체 선정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만 그들이 말하는 ‘인권’에 진정성이 생길 것이다.
많은 학생들의 연대가 있을 때 노동자들도 큰 힘을 받을 것이다. 반갑게도 해방이화 제51대 중앙운영위원회도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더 많은 학생들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
학교 당국은 당장 나와서 태가BM과 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