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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 이것이 미국이 말하는 ‘중동 민주화’인가

조지 부시의 아내 로라 부시가 5월 23일에 이집트를 방문해 이집트 정부에 대한 칭찬을 늘어놨다. 그녀는 이집트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대담하고 현명한” 사람이고, 민주주의를 향해 “첫 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식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가 5월 25일에 드러났다. 전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동진압 경찰 부대와 우익 폭력배들이 반정부 운동 ― 키파야(Kifaya) ― 지지자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한 것이다.

목격자들은 사복 경찰이 여성 시위자들을 골라내, 옆에 대기중인 깡패들에게 여성들을 넘겼고, 깡패들은 여성들의 옷을 벗기고 희롱했다고 전했다. 깡패들의 공격과 성희롱을 당한 사람 가운데는 여성 기자들도 몇 명 포함돼 있었다.

한 목격자는 궁지에 몰린 시위자에게 깡패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설명했다. “그들은 그녀를 덮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의 나체가 될 때까지 옷을 찢어 버렸다. 그녀의 몸에는 거의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그러자 그들 가운데 한 명이 그녀를 땅바닥에 내팽개치고는 그 위에 올라탔다. 몇 명이 그녀의 팔과 다리를 잡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성희롱했다. 나는 그녀가 그들에게 둘러싸인 채 바닥을 기어다니며 비는 것을 봤다. 그녀는 그 짐승들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다른 놈들이 계속해서 그녀를 덮쳤다. 그녀는 거의 죽기 직전이었다.”

무바라크의 잔혹 행위는 이집트 사회 전체에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영국어머니재단’과 비슷한 ‘이집트어머니연합’은 지금 내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 연합은 또 무바라크 정권의 탄압 강화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번 주 수요일에 모든 이집트 여성들이 검정색 옷을 입자고 호소하고 있다.

이집트 사람들은 이번 습격을 “거리 위의 아부 그라이브”라고 부른다. 이는 무바라크의 야만적 탄압과 미국에 있는 무바라크 후원자들의 만행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시위대에 대한 공격은 대통령선거 관련 규정들을 수정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을 둘러싼 국민투표가 치러진 날에 벌어졌다.

과거에 대통령 선거는 한 명의 후보만 출마할 수 있었다. 유권자들은 찬성 아니면 반대만 할 수 있었다.

새로운 규정은 후보가 여러 명 출마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은 민족민주당 정권의 지배를 받고 있는 정부 기구들의 추천을 받아야만 한다. 키파야 운동과 무슬림형제단은 국민투표가 사기라고 비난하며 사람들에게 보이코트를 호소했다.

그들은 카이로에 있는 언론협회 건물 밖에서 국민투표 반대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의 공격을 받았다.

무바라크 정부는 이집트 국민의 약 54퍼센트가 국민투표에 참가했다고 주장하지만, 반정부 활동가들은 실제 투표율이 겨우 4퍼센트 정도라고 말한다.

국민투표를 취재한 기자들은 투표소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무바라크 지지자라고 밝히기만 하면 몇 번이고 투표할 수 있었다고 폭로했다.

키파야 활동가들은 이번 국민투표가 20년 동안 이집트를 지배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와 “개혁가” 시늉을 하는 그의 아들 가말의 경선극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술책은 백악관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은 그것을 중동 민주화의 증거라고 치켜세운다. 미국 정부는 해마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군사 원조를 통해 부패한 무바라크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적 소요가 이집트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파업과 시위의 물결이 고양돼 왔다. 키파야는 이러한 운동을 뒷받침하는 지도적인 조직 세력으로 부상했다.

부시는 이러한 민주주의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집트 정부가 이를 짓밟는 것을 승낙했다.

한국에서도 6월 9일 이집트 대사관 앞에서 전국민중연대, 민주노동당인권위원회, 다함께, 민변, 인권실천시민연대, 보건의료단체연합, 사회진보연대 등이 무바라크 규탄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