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텔 투쟁 승리를 위한 서비스연맹 총력 투쟁 결의대회: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 투쟁과 연대의 인파가 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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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저녁 6시 세종호텔 앞에서 '세종호텔 투쟁 승리! 1차 서비스연맹 총력 투쟁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날인 22일에는 서비스연맹과 세종호텔노조가 "9년의 투쟁을 승리로 끝내자"며 "총력 투쟁"을 선포하고 호텔 앞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관련기사: https://ws.or.kr/article/22178)
서비스연맹 가맹 노동조합 조합원들, 노동자연대와 민중당 등 세종호텔노조 투쟁을 지지해 온 연대 단위들을 포함해 200여 명이 참가했다. 세종호텔 앞에 관광객보다 투쟁과 연대의 인파가 더 많았다.
특히, 마트노조, 농협유통노조, 더케이예다함노조, 학습지노조, 대리운전노조, 농협유통노조, 청호나이스, 코웨이, SK매직, 밀레니엄서울힐튼 등 알록달록 다양한 조끼를 입은 서비스연맹 가맹 노조의 조합원들이 호텔 앞 인도와 차도 한 차선을 가득 메웠다.
기아자동차노조, 현대제철노조, 건설노조 서울북부건설기계지부,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사무금융노조,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소속 조합원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또, 장기 투쟁 사업장이었다가 얼마 전에 타결된 파인텍과 콜텍에서도 참가했다.
세종호텔노조 조합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환하게 웃었다. 조합원들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여러 번 “고맙다”고 말했다. 9년 동안 사측의 온갖 탄압과 회유에도 민주노조를 지키며 싸워 온 조합원들은 처음으로 규모 있는 연대 집회를 하면서 그간의 고생, “끝장 투쟁”에 대한 기대와 절실함, 연대에 대한 진심 어린 고마움을 나타냈다.
집회 참가자들의 표정도 밝았다. 발언마다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조합원의 발언을 들으며 안타까움과 끈질긴 투쟁 의지에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또, 세종호텔노조 투쟁에 처음 참가한 서비스연맹 조합원들은 세종호텔노조가 나눠 준 리플릿을 꼼꼼히 읽었다.
사회자는 집회 시작 전에 세종호텔노조 조합원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 조합원 이름이 불릴 때마다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00아, 힘내라"고 외쳤다. 지나간 투쟁 시간들을 떠올리며 박춘자 세종호텔노조 위원장이 눈물을 훔쳤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용순옥 민주노총 서울본부 부본부장, 이현철 서비스연맹 서울본부장, 오인환 민중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연설했다. 이들은 모두 세종호텔 사측을 "노동 적폐, 사법 적폐"로 지목하고, 9년 투쟁을 이제 승리로 마무리하자고 다짐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6월 5일로 예정돼 있는 면담 자리에 사측이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 오지 않으면 투쟁 강도를 더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용순옥 민주노총 서울본부 부본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장기 투쟁 사업장 세종호텔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박춘자 위원장은 "너무 기분이 좋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세종호텔은 밝고 잘 웃는다고 합니다. 웃으면서 싸워야지, 우리가 울면 저들이 좋아할 것입니다. 전환배치 될 때도 웃었고, 싸웠습니다. 그리고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김상진 동지 해고됐을 때도 웃으며 싸웠습니다. 조합원이 떠날 때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9년을 버텼습니다.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끝장 투쟁 하겠습니다. 승리할 때까지 도와주십시오."
집회 말미에 세종호텔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무대로 나와 소회와 의지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웃으면서 있지만 사실 피눈물 나는 시절이었습니다. 조합원 대다수가 임금이 삭감됐습니다. 그리고 세종노조 조합원 모두 100퍼센트 강제 전보 당했습니다. 연대의 힘으로 피눈물을 웃음으로 되찾고 싶습니다."(한인선 세종호텔노조 부위원장)
"내년에 퇴직을 합니다. 제가 처음 세종호텔에 왔을 때, 2년 넘게 일했는데도 회사가 정규직을 안 시켜줬습니다. 그때 위원장님과 조합원들이 다같이 싸워줘서 정규직이 됐습니다. 이렇게 퇴직할 때쯤 되니까 [사측이] 우리 해고자 된 [전]위원장님 복직시켜 주지 않아서 이렇게 끝장을 보게 됐습니다."(김인희 조합원)
"세종호텔 앞에서 이렇게 많은 동지들이 함께해 주신 게 이번이 처음입니다. 동지들의 힘찬 연대로 우리 조합원들 정말 힘 받았습니다. 회사도 흠칫 졸았을 겁니다. '김상진 복직할 생각 없는 거 아냐'는 말이 있는데, 저는 정말 복직하고 싶습니다. 머리도 기르고 무스 바르고 뺀질뺀질거리며 일하고 싶습니다."(김상진 조합원)
세종호텔노조가 총력 투쟁에 돌입하자 사측은 자신들 책임이 없다고 발뺌했다. 강제 전보는 호텔이 어려워서 부서를 축소했기 때문이고, 김상진 전 위원장 해고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도 인정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여러 연사들이 지적했듯이, 강제 전보는 실상 민주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표적 인사였고, 김 전 위원장 해고 인정 판결 과정에서 주명건(세종호텔 회장)과 임종헌(사법 농단의 핵심 인물)의 특수 관계(사돈지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사측이 뻔뻔스러운 말을 함부로 내뱉지 못하게 더한층 투쟁 압박을 넣어야 한다. 지금 세종호텔은 교육부의 세종대 종합감사에 대응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을 것이다. 사측이 6월 5일 면담 자리를 면피와 시간 벌기를 하는 자리로 만들지 못하도록 5월 30일(목) 투쟁 문화제에도 최대한 많이 참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