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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 전두환, 그리고 학살의 추억

〈제5공화국〉 MBC, 토·일 밤, 9시 30분

〈제5공화국〉은 전두환이 권력을 획득한 과정을 여러 회에 걸쳐서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드라마에서 전두환과 신군부는 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들을 저지하던 죄 없는 초병들과 부관들을 사살하는 만행도 서슴지 않는다.

드라마를 따라 우리의 시선은 무능하고 겁이 많아서 신군부의 총칼 앞에 벌벌 떨었던 육본의 장군들에게서 “완전 무장한 공수부대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광주의 시위대로 옮겨 간다.

공수부대의 유혈진압이 시작되자 광주시민의 3분의 1이 넘는 20여만 명이 전두환의 정권장악에 반대해 민주회복을 부르짖으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에 사용된 시내버스들에 쓰인 “민주회복”, “계엄해제” 같은 구호들보다 더 많이 내걸렸지만 표현이 ‘자극적’이라는 점을 의식해서 드라마가 반영하지 않은 구호가 하나 있었다. “살인마 전두환을 찢어 죽이자.”

중국집 배달부, 제조업체 조립공, 상점 점원, 회사원, 운전사, 재수생, 방위병, 공무원, 일용직노동자, 대학생, 변호사 사무원, 나이트클럽 종업원, 신문배달부, 심지어는 중고생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대열을 이뤘다(《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황석영, 풀빛).

5월 27일 끝내 공수특전단으로 구성된 계엄군이 도청을 함락시킨 날, 대부분 노동계급 청년들이었던 시민항쟁지도부는 역사의 증거가 됨을 자기 숙명으로 받아들인 채 장렬히 전사한다.

신군부는 정규군을 상대로 12·12쿠데타를 성공시키는 것보다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자발적인 민중항쟁을 틀어막는 데서 더 많은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한 번은 자기가 속해 있던 군과, 그리고 한 번은 민중과 전투를 벌여야만 등장할 수 있었던 전두환의 제5공화국은 지금이나 당시에나 아주 인기 없는 정부였다.

그 때는 “아프리카를 4개국이나 돌고도 무사히 귀국한 대통령을 보고 모두가 될 대로 되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사자와 하마와 창궐한다는 말라리아균들은 다 어떻게 된 것인가. 참 나 원.”(《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한겨레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