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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우주전쟁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원작 〈우주전쟁〉은 흥미진진한 모험소설의 형식을 취했지만 동시에 급진적 문제 의식을 갖추고 있었다.

〈우주전쟁〉은 H.G. 웰즈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다. 웰즈는 1898년 영국 제국주의가 식민지 민중을 학살하는 와중에 이 소설을 썼다. 제국의 심장부인 런던을 부수는 문어 다리 외계 괴물은 영국 제국주의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은 원작의 반제국주의 정신보다는 ‘빨갱이의 침략’이라는 냉전적 공포에 물들어 있던 1953년에 제작된 동명 영화에 더 가까워 보인다. 물론, 이번에는 9·11 이후 ‘테러 공포’로 맥락이 바뀌었다.

〈우주전쟁〉은 특별히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반동적인 영화는 아니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특수효과가 상영시간 내내 계속된다. 그러나 진정으로 환상적 경험을 원한다면 스필버그의 영화보다는 웰즈의 원작 소설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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