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문재인 정부와 마사회는 죽음의 경주를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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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일 과천 경마공원 앞에서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한국마사회 적폐 청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이날 민주노총 노동자 2000여 명이 참가해 마사회와 정부를 규탄했다.
문중원 열사가 마사회의 비리와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태를 폭로하며 사망한 지 두 달이 넘었다. 문중원 열사의 죽음은 공공기관의 부패, 외주화 정책, 특수고용 노동자인 기수들의 열악한 조건이 낳은 ‘타살’이다.
하지만 한국마사회와 정부는 책임 회피에 여념이 없다.
마사회는 법적 책임이 확인되지 않는 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유족 보상을 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문재인 정부 또한 외주화 구조를 유지하면서, 기수를 포함한 공공부문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제대로 정규직화하지 않았다.
심지어 집회가 열리는 당일, 정부는 마사회를 부패 방지 평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하기까지 했다!
본집회 전 노동자들은 김낙순 마사회 회장이 있는 마사회 본관 앞으로 모였다. 그런데 경찰은 노동자들이 본관으로 가지 못하도록 차벽으로 막았다. 사죄는커녕 비판을 가로막기에 급급한 적반하장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마사회의 비리를 눈감아 주고 있는 정부를 비판했다.
“정부는 마사회가 청렴한 기관이라면서 상을 줬습니다. 비리·부패의 온상인 마사회를 가만히 두겠다는 것은 책임 방기입니다.”
이어진 유가족 발언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기사 하단에 발언 영상). 문중원 열사의 아버지 문군옥 씨는 마사회의 책임 회피를 규탄했다.
“죽은 날 처음 아들 시신을 확인하면서 자세히 보니 두 주먹을 꽉 쥐고 이를 깨문 채 눈은 뜨고 있더군요 ... 유서에 자세하고도 명확한 내용이 있는데 [마사회는] 수사 결과 운운하며 내부 심사에서 비리는 없었다고 조잘거리더군요.”
“오죽하면 죽은 자식의 시체를 광화문 길 모퉁이에 두고 매일 같이 얼음을 넣어 가며 민주노총, 시민단체를 비롯한 모든 분들과 함께 싸우겠습니까 ... 우리 유가족에게는 한마디 말도 없던 김낙순은 언론에는 '문중원 기수 사망 수습책으로 승자 독식 구조를 개선하고 상금 분배 조정 등 경주마 훈련비를 인상 지급하겠다'고 보도했더군요 ... 잘못된 제도를 안 고친다면 부산 경마장에서 또다시 사람이 죽고 한 맺힌 귀신 울음소리가 들릴 것임을 마사회 관계자들은 알아야 합니다.”
문중원 열사의 장인 오준식 씨는 “내 딸과 손주들을 생각하면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하고 발언했다.
“우리 중원이가 죽기 3일 전에 집 근처에 있는 물놀이장에서 아이들과 5시간 정도 놀았습니다. 그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아이들과 놀았을까요? 아마 ‘이것이 아빠와의 마지막 물놀이다’ 하며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게 마지막 이별을 고하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가슴이 터지고 피를 토할 것 같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마사회는 우리 중원이를 서서히 사지로 몰아넣은 살인자들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문제 해결에 나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앞으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한국마사회와 문재인 정부는 문중원 열사의 억울한 죽음에 사죄하고 유족이 요구하는 모든 책임을 즉각 이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