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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도 교육이다 :
학교 급식실 안전은 시도교육청이 책임져라

올해 3월 17일 입법예고된 ‘경기도교육청행정기구설치조례일부개정조례안’에 따르면 학교급식 업무는 기존 교육정책국에서 교육협력국으로 이관된다.

또 2020년 1월 16일부터 시행되는 경기도교육청 산업안전증진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법은 그간의 급식 노동자만에서 청소노동자, 당직자, 통학버스 기사 등 학교 노동자 전반으로 확대된다.

이에 경기도 영양교사들과 급식 종사 노동자들은 학교급식 업무를 교육협력국으로 이관하지 말고 교육정책국에 그대로 둘 것과, 학교급식 업무 중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사항을 분리해 학교안전기획과로 확대·이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4월 3일 경기도 교육청 앞 기자회견 ⓒ출처 전교조 영양교육특별위원회

4월 3일에는 전교조 경기지부를 비롯한 학교 급식 관련 노동조합과 단체들이 경기도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4980명의 서명을 제출했다.

그간 영양교사들은 학교 급식이 “일개 음식점업”이 아니라 교육의 일부임을 주장해 왔다. 영양교사들의 교육적 업무는 단지 영양 소식지를 내고, 때때로 영양수업을 하는 것 이상이다.

“영양교사들은 제한된 비용과 엄격한 규정 속에서도 학생들이 주로 찾는 자극적인 음식을 제공할까, 건강에 도움이 되고 자주 접하기 힘든 나물류를 제공할까 고민하고 실험도 한다. 그 과정에서 실패하면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13년차 영양교사)

교사들은 일반 노동자들과 달리 점심 시간도 업무 시간으로 포함된다. 학생들이 급식을 잘 먹도록 지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양교사 인력이 충분히 늘어 학생들에게 이런 취지와 음식의 효과 등을 일반 교사들과 협력해 가르친다면 학생들의 평생에 걸친 심신 발달에 유익할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이미 10여 년 전부터 급식실은 식생활교육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나 경기교육청이 급식 담당부서를 교육정책국에서 교육 협력국으로 이관하는 것은 학교 급식을 교육을 보조하는 제한된 구실만을 담당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이미 정부와 교육청은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 교육을 ‘보조’하는 인력으로 만들어 서로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는데 말이다.

현재 영양 교육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영양을 교육의 보조로 삼지 말고, 오히려 영양교육이라는 취지에 걸맞은 지원을 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한편 2018년 말 김용균 씨의 안타까운 사망을 계기로 학교 급식에도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이 강화됐다. 당연히 필요한 조처다.

지난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조사를 보면, 지난 1년간 조리 종사원의 94퍼센트가 근골격계 질환, 31퍼센트가 피부 질환이 있었고, 48퍼센트가 사고로 인한 부상 경험이 있다. 기름을 많이 쓰는 날은 “눈이 따갑고”, “조리사들이 폐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자주 듣는다”고 조리 실무사들은 말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각 사업주는 교육감이고, 각 학교에 안전업무 관리감독자를 둬야 한다. 그러나 전국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의 부담을 영양교사들에게 떠넘기는 상황이다.

안전 감독을 위한 인력은 확충하지 않고, 이미 극심한 과로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추가적 노동과 무거운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이다.

영양교사들 사이에서는 “형사처벌”이나 “징역”, “경제적 책임”과 같은 불안한 말이 들리고 있다고 한다. 이러면 도리어 노동자들이 안전에 문제를 즉각 보고하고 개선을 요구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간 전교조 영양교육 위원회는 시도교육청 산하 지역교육청들에 각 학교를 순회하면서 안전 점검을 할 인력을 배치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시도교육청들은 교육청 내에서 안전보건을 관리할 인력을 비정규직 공무원으로 뽑았다가 이 중 몇 명이 잇따라 사직해 오히려 불안을 더 키웠을 뿐이다.

심각한 알레르기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는 위험한 신규 급식시스템을 강행한 교육부, 코로나19 사태에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받으려면 출근하도록 강요해 물리적 거리두기를 역행한 교육청들의 그간 행태와 다르지 않다.

이번에 산업 안전보건법 적용이 급식실에서 학교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에 따라 담당 부서가 학교안전기획과로 확대·이전되는 것은 안전 감독에 유리한 면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요구처럼 안전관리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교육감이 책임져야 한다. 안전사고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시설 개선과 인력 확충도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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