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버스 공장 폐쇄 말고 국유화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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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버스(자일대우상용차) 사측인 영안모자가 6월 9일 대우버스 울산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유일한 생산 공장을 폐쇄하고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들여와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6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 명이 일순간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대우버스 사측은 이미 지난 3월에 공장 폐쇄 방침을 밝히고 생산량을 줄여 왔다. 그동안 비정규직 노동자 80여 명을 해고했다. 6월 10일부터는 통근버스와 식당 운영을 중단했고, 15일부터 공장 내 모든 라인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우버스 노동자들(금속노조 대우버스지회)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높은 지지로 파업을 가결했고, 6월 10일 오후 4시간 파업을 하고 울산시청 앞에서 전 조합원 집회를 열었다. 부산·울산의 금속노조 조합원 수백 명도 이 집회에 참가해 연대했다.
노동자들은 공장 폐쇄를 철회, 해외 이전 반대 등을 요구했다.
“2010년 사측이 공장을 부산에서 울산으로 이전하라고 했을 때, 우리는 하루 2~3시간 출퇴근 버스에서 쪽잠을 자며 힘들게 회사를 위해 힘썼습니다. 코로나로 어렵다고 하니까 전환배치도 수용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건 임금 체불과 공장 폐쇄였습니다. 모든 경영 실패의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으면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사측이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배경에는 실적 악화가 있다. 2000년대 사측은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중국, 베트남 등 7개국에 공장을 지었다. 그러나 현대차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최근 실적이 더 악화했다. 사측은 2018년 125억 원, 2019년 23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 위기가 더 심각해지면서 버스 수요도 급감해 타격을 받았다.
이처럼 사측은 호황 때 생산 설비를 늘렸다가 경제 위기로 수요가 줄자 이제는 노동자들을 내쫓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노동자들은 그동안 고통에 시달려 왔다고 말했다.
“5~6년 전부터 매년 임금 인상폭이 물가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실질임금이 삭감됐던 겁니다. 그러다 보니 연차가 낮으면 시급이 최저임금 수준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생산량이 줄자 인원도 줄었습니다. 정년퇴직자들이 나가도 채용을 안 했습니다. 지금 비정규직들이 해고되는 모습을 보면서 정규직들의 불안도 커졌습니다.”
그동안 피땀 흘려 일해 왔을 뿐인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와 실적 악화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 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긴급 조처가 필요하다.
정부가 대우버스를 국유화해 노동자들의 고용을 책임지는 것이 그 방법이다. 정부는 국민의 안녕과 고용을 지킬 의무가 있고, 대우버스를 영안모자에 매각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대우버스는 2000년 대우그룹 부도 이후 2002년 말 영안모자에 매각됐다. 정부는 당시 매각에 책임이 있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단호한 투쟁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노동자들은 공장 폐쇄에 맞서 사측이 마음대로 기계와 원자재를 빼 내가지 못하도록 공장을 점거하고 연대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