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2020년 전국노동자대회:
전태일 정신 운운하며 노동개악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다

11월 14일 전국노동자대회가 서울 14곳과 13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열렸다.

이번 노동자 대회는 노동개악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열렸다. 정부는 지난 2년을 끌어 온 노동개악을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조만간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와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정부와 국민의힘이 ‘초당적 협력’으로 추진하는 이번 노동개악은 노동자들의 조건을 악화시키고 노동자 저항권 약화를 노린 것이다.

이런 정부가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도식을 열어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며 기념하는 행태는 위선 그 자체다.

여전히 노동자 수백만 명이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지 못하고, 또 장시간 노동과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죽어 나가는 현실은 외면하고 노동개악까지 추진하면서 친노동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이날 노동자대회에서는 노동개악 저지가 가장 핵심 요구였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집회 규모를 강경하게 제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기도 했겠지만 노동개악을 앞두고 대규모 항의 시위를 막으려는 것도 정부의 속내일 것이다.

그러나 울산 집회에는 3000여 명이 참가하고 행진을 해 기세를 높이고 시민들의 우호적 반응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새로 조직된 여러 부품사 노동자들이 참가해 집회 대열도 활력이 있었다.

부산에서도 시위 참가자 규모를 제한했음에도 800여 명이 모이는 등 노동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울산 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의 행진 모습 ⓒ김진석
부산시청 시민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 부산대회 모습 ⓒ정성휘

서울 곳곳에서는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에 맞서거나,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집회가 열렸다.

택배 노동자들은 조만간 투쟁이 예고된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강하게 성토했다.

노동자들은 이번 정부 대책이 각종 “권고”, “노력” 문구로 채워졌을 뿐 강제력이 없고 택배사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데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분류 인력 충원, 임금 인상(수수료 인상) 등 뭐 하나에서도 딱 부러지는 게 없기 때문이다. 산재보험 적용도 불충분하고, 무엇보다 보험료 절반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에도 불만이 크다.

택배연대노조가 서울 한진택배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실효성 없는 택배 대책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는 대규모 정리해고로 고통받는 이스타항공 등의 항공 노동자들이 모여 정부에 항의했다. 정부의 집회 규모 제한 조처로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을 막아 항의가 벌어지기도 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를 쏟아 냈다.

“집권당 의원이 온갖 불법과 비리를 저질렀는데 책임을 묻고 대책을 내놓지는 못할망정 탈당으로 꼬리 짜르기 하고 노동자의 절규에 대응조차 하지 않는 모습은 과거 우리가 무너뜨린 박근혜 정부와 무엇이 다르단 말입니까.”

특히 이 집회에서는 정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컸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이 민주당 당사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마트 노동자들도 집회를 열었다. 구조조정에 맞서 싸우고 있는 홈플러스 노동자들과 새로 노조를 조직해 투쟁에 나선 이케아, 코스트코 노동자들이 주로 참가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사측이 매장 내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노동자들의 항의를 옥죄고 있다며 노조법 개악의 미래를 보여 준다고 규탄했다.

이케아 노동자들은 매장 앞 팻말 시위를 시작했고, 22일부터는 부분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음은 집회에 참가한 코스트코 노동자의 말이다.

[우리는] 25년간 연차조차 원하는 날 사용 못 했다. 경영자들은 수천만 원 인센티브 스톡옵션을 받아 가는데 그것은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이다.”

대리운전, 방과후강사 퀵서비스, 학습지 등 특고 노동자들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특고 노동자들은 정부가 특고 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노조법 개정은 거부하면서 노동개악에 열 올리는 것을 규탄하고 산재·고용보험 전면 적용을 요구했다.

서울에서 진행된 마트노조 결의대회에 생애 첫 쟁의에 나선 이케아와 코스트코 노동자들이 참가하고 있다 ⓒ이미진
이스타항공 등의 항공 노동자들이 민주당 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이스타항공 등의 항공 노동자들이 민주당 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이스타항공 등의 항공 노동자들이 민주당 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서울 여의도 공원 1문 앞에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정신계승노동자대회가 끝나고 이어서 민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서울 여의도 공원 1문 앞에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정신계승노동자대회가 끝나고 이어서 민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서울 여의도 공원 1문 앞에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정신계승노동자대회가 끝나고 이어서 민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민중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민주당 당사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민중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민주당 당사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민중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민주당 당사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2020 노동자대회 울산 집회 사진 ⓒ김지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