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도전에 직면한 페루 지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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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결선을 치른 페루 대선에서 교사 노동자 출신 페드로 카스티요가 50.14퍼센트를 득표해 독재자의 딸 게이코 후지모리를 꺾을 것이 확실시됐다. 후지모리 측은 개표 과정에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12일에는 선거 불복 시위를 벌였다. 이런 시비 때문에 아직 당선인이 공식 확정되지는 않았다.
카스티요 측은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화합”과 “협치”를 약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 결과는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먼저 신자유주의를 도입한 나라의 하나인 페루의 지배자들에게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대선의 의미를 살펴본다.
페루 대선이 첨예한 계급 전투를 촉발할지 모른다.
개표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그러나 교사이자 노동조합 지도자 출신인 페드로 카스티요가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를 조금 앞서고 있다.
카스티요는 자유페루당 소속으로, 사회주의자를 자처한다. 그의 선거 운동 구호는 “부유한 나라에서 가난은 이제 그만”이었다.
카스티요는 2017년 임금 인상과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한 80일간의 교사 파업을 이끈 인물이었다.
카스티요는 “민중 헌법”으로 헌법을 다시 쓰고 광산업 일부를 재국유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메시지는 끔찍한 가난 속에 사는 수많은 농촌 주민들에게 호소력을 가졌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페루의 농촌 마을들은 중환자실과 의료 물자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대선을 며칠 앞두고, 페루 당국은 코로나19 사망자 수 추정치를 약 7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급격히 올렸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끔찍한 고통은 쇼우강이에로페루 광산 광원들의 무기한 파업을 비롯해 여러 노동자들의 파업과 시위를 촉발했다.
지배층
카스티요의 승리 가능성에 이미 페루 지배층은 걱정하고 있었다.
카스티요와 극명히 대조되는 후보인 국민의힘 대표 후지모리는 부자들이 선택한 후보다.
그녀의 아버지는 잔혹한 독재자였던 알베르토 후지모리다. 2009년 후지모리는 살인, 납치,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대부분 가난한 선주민 출신인 많은 여성에게 불임수술을 강제하는 데 공모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게이코 후지모리 자신도 돈세탁 혐의로 지난 2년 대부분을 재판 전 사전 구속 상태로 보냈다. 그녀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아버지를 석방하고, 아버지의 자유시장 개혁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후지모리의 승리는 그 아버지의 임기가 낳은 끔찍한 결과로 여전히 고통받는 노동계급 대중에게 재앙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어느 후보가 승리하든 거리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
우파와 기업주들은 카스티요를 굴복시키거나 제거하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카스티요는 타협하라는 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 또한 낙태, 학교 내 성교육,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등 몇몇 보수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2011년에 집권한 오얀타 우말라 정권 때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우말라도 사회주의자로 여겨진 인물이었지만, 그는 임기 내내 꾸준히 우경화해 긴축과 신자유주의를 강요했다.
카스티요가 당선되면 페루 노동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은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거리와 작업장에서 투쟁을 벌여야 한다. 후지모리가 당선되면 후지모리에게 맞서기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