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생화(리와일딩)”, 어떻게 볼 것인가?:
자연을 복원하려면 완전히 다른 체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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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에 대한 대책으로 언론의 조명을 가장 꾸준히 받는 한 가지 아이디어는 바로 “재야생화(리와일딩)”이다.
영국의 산골에 늑대나 스라소니를 들인다는 소식이 종종 언론의 이목을 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미개간 야생 지역을 조성하는 것이 인류의 생존에 꼭 필요한 식물들의 멸종을 막을 방안으로 여겨지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비영리 단체 ‘리와일딩 유럽’의 활동가는 이렇게 말한다. “재야생화는 자연이 스스로를 돌보게 하는 것입니다. 자연적인 과정이 토지와 바다를 변화시키고 손상된 생태계를 복구하고 황폐해진 경관을 복원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재야생화의 근저에 있는 사고방식은 반동적인 해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몇몇 재야생화론자들은 인간이 본성상 착취적이기 때문에, 즉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파괴적일 수밖에 없기에 인간을 생물 다양성이 높은 곳에서 멀리 떨어트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팬데믹 기간 중 유행한 “스테이케이션”[자기 집을 포함해 캠핑장, 호텔 등 한적한 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이 환경 파괴를 낳았다는 주장이 있다.
잉글랜드 북부의 레이크디스트릭트처럼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에 여행객이 너무 많이 몰렸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벗어나 교외에 갈 수 있다는 것을 문제 삼는 결론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것은 노동계급이 토지를 자유롭게 드나들기 위해 싸우면서 따낸 권리다.
부유한 대토지 소유자들에게 이런 곳의 출입을 제한할 힘을 도로 부여할 수도 있는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
인간 그 자체를 문제로 취급하기보다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지속 가능한 관계를 회복할 방법을 찾는 것이 더 낫다.
인류가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인류는 항상 주변 환경을 변화시켜 왔다. 하지만 인류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이런 변화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농업은 수만 년 동안 존재했고, 실제로 환경을 바꿔 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력을 고갈시키지 않는 농법(예컨대 윤작)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은 인간뿐 아니라 전체 생태계에도 이로웠다.
문제는 자본주의가 발전하며 나타났다.
자본주의에서 자연은 자본가들이 상품화하고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자원으로 여겨진다.
영국에서는 대규모 삼림 벌채, 채석, 수렵으로 동물들이 멸종되고, 단일 작물 경작이 도입됐다.
재야생화는 자본주의가 낳은 환경 파괴를 일부 되돌릴 수 있다. 예컨대 다양한 종의 나무를 많이 심을 수도 있다.
최근 스코틀랜드에서는 홍수 피해를 줄이고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비버 수백 마리를 들였다. 이런 일들은 모두 의심할 여지 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재야생화는 다른 영역에서 파괴적인 관행이 계속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심지어 그런 일들의 보완물 구실을 할 수도 있다.
재야생화 전략 중에는 수익성에 따라 자연 공간에 등급을 매기는 것도 있다. “성공적이지 못한 땅”, 즉 수확량이 많지 않은 땅을 재야생화 지역으로 선정하고 야생이 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그러나 수익성 있는 토지는 계속해서 산업적 농업 단지로 이용될 것이다.
석유 탐사, 대규모 농업, 삼림 벌채 같은 수탈적 관행에 맞서지 않은 채 재야생화만으로는 환경을 대규모로 복원할 수 없다.
그보다는, 인간과 환경 사이의 지속 가능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더 급진적인 해결책을 고려해야 한다.
인간 사회가 과거에 그런 일들을 했다는 데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모두에게 이로운 새 사회를 분명히 건설할 수 있다.
그러려면 인간과 나머지 자연 사이의 관계가 이윤을 위한 착취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체제를 끝장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