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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39대 외대 총학생회를 지지한다 / 반대한다

얼마 전 〈다함께〉 65호에 실린 “우파 총학생회에 의해 파괴된 외대 노조파업”이란 기사를 읽고 씁쓸한 기분이 들어 이렇게 독자편지를 씁니다.

제가 보기에 ‘다함께’에서 말하는 ‘우파 총학생회’는 제가 외대에서 봐 온 어느 총학생회보다 혁신적으로 총학생회 업무를 잘 해 왔습니다. 이 총학생회는 학내 문제, 학생들의 불만사항 개선에 앞장섰고, 방학기간 단기연수 학점교류도 성사시켰습니다. 단지 노동운동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파 총학생회’로 몰고 가는 것은 좀 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외대에는 전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투쟁에 나서는 총학생회보다는, 올해 총학생회처럼 학생들의 밥그릇을 지켜 주고 학내 시설개선을 위해 학교당국과 싸워 주는 총학생회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외대를 졸업한 한 직장인


39대 외대 총학생회는 이전 총학생회가 전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투쟁에 나선 것을 비난하며 자신들은 학내 사안에만 집중하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학의 문제들은 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사회적으로 급증하는 청년실업, 8백만 명 비정규직의 현실은 대학의 취업학원화와 동전의 앞뒷면입니다. 따라서 총학생회가 전 사회적 의제에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학생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두번째로 올해 39대 총학생회는 소위 “학내 사안”에서조차 학우들을 올바로 대표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들은 등록금 협상에서 어떤 회의체계도 통하지 않고, 학교의 인상률 1퍼센트 삭감안을 수용해 비상학생총회에서 나타난 학우들의 투쟁의지를 외면했습니다. 하반기에는 민주적 총장 선출을 염원하는 대다수 학우들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세번째로 39대 총학생회는 결코 ‘정치 중립적’이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주체사상 문건을 경찰에 신고해 6명의 외대 학생들을 공안당국의 표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등록금 인상의 진정한 책임이 있는 정부와 재단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오직 교수와 직원 들의 임금 인상만을 문제삼았습니다.

외대 노동조합 투쟁의 성과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반대했고, 하반기 민주총장 선출을 위해 준비된 노동조합의 파업을 파괴할 구사대를 모집하기도 했습니다.

39대 총학생회가 성과로 내세우는 학내 시설개선과 관련된 부분조차 대부분 이전 총학생회들도 해 온 일들입니다.
조명훈(외대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