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회담을 좌절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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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반WTO단체들은 11월 말에 나온 홍콩 각료회담 협상안을 보고 분노했다.
농업협상에서는 별다른 진전된 내용이 없고, GATS[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와 NAMA[비농산물 시장접근] 협상에서는 후진국뿐 아니라 대다수 나라의 공공서비스와 다양한 부문의 개방을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세계 지배자들은 협상의 현실적 전망에 대해서 전례 없이 비관적이다.
월든 벨로는 협상안을 검토한 후 이렇게 지적했다. “이 문서를 꼼꼼히 검토한 결과, 오직 10퍼센트에서만 합의가 존재하고 많게는 90퍼센트의 항목에서 이견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미리 협상이 실패할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번 홍콩회담마저 실패한다면 칸쿤에 이어 두 번 연속 실패이며 앞으로 협상을 재개하기가 매우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타협해야 한다는 압력이 존재한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에서처럼 미국과 유럽이 다른 부문[홍콩회담에서는 GATS와 NAMA]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마지막 순간에 농업 협상에서 서로 타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피한 채 홍콩에서 합의를 맺고 나머지는 내년에 각료회담을 다시 소집해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의 셀린 세바리아트는 WTO의 실력자들 중 일부가 홍콩에서 3분의 1만 합의를 보고 나머지는 2006년 상반기에 또 한 번 각료회담을 열어 처리하자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 11월 22일치는 “5개 핵심 무역국들이 2006년 3월까지 과도적 협상 틀을 만들고, 같은 해 말까지 도하 협상을 끝내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정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배자들이 두려워하는 점은 홍콩에서 3분의 1만 합의를 보는 것도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12월 2일 영국 무역산업장관 알란 존스톤은 홍콩 각료회담에서 모종의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유럽연합과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일부 나라들은 협상안에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연합이 아직까지는 타협점을 찾기보다는 협상 지체의 책임을 서로 상대방에게 떠넘기기 바쁘다.
하지만 지금 우리 운동이 지배자들의 심각한 분열을 이용할 수 있다면 우리 목적을 달성하는 데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그것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회담장 밖에서, 그리고 각자의 나라에서 협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