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 기후정의 시민불복종 집회:
두산과 정부의 탄압에 항의하고 그린워싱을 폭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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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오후 2시, 분당 두산타워 앞에서 청년기후긴급행동과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주최한 ‘기후정의 시민불복종 집회’가 열렸다. 오전부터 비가 내리고 날씨가 쌀쌀했는데도, 70여 명이 참가해 두산의 그린워싱과 기후 활동가 탄압을 규탄했다.
2021년 2월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분당 두산 타워 앞에 설치된 로고 조형물에 녹색 스프레이를 칠하는 직접행동을 벌였다. 베트남 등에 온실가스를 내뿜는 석탄화력발전소 수출을 강행하면서도, “국내 친환경에너지 대표 기업”을 자처하는 두산의 그린워싱을 비판하는 의미였다.
최근 사법부는 직접행동을 벌인 활동가들에게 500만 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두산도 이 활동가들에게 1840만 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두 소송에서 모두 무죄를 주장하며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3월 26일 ‘기후정의 시민불복종 집회’는 이런 탄압에 항의하며 두산과 정부의 그린워싱을 폭로하는 자리였다.
소송 당사자인 강은빈, 이은호 활동가가 성명서를 낭독하며 집회는 시작됐다.
“현행법은 회사 앞에 설치된 조형물 같은 사유재산을 보호하는 데에는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우리 모두의 터전인 지구생태계를 보살피는 데에는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 아래에서는 그린뉴딜 풍력발전의 수혜기업으로, 윤석열 정권 아래에서는 원전 SMR 수혜기업으로 등극한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두산중공업입니다. 우리가 생명을 착취하고 기후 위기를 온전히 직면하지 않으려는 권력자들의 무기를 빼앗아야 합니다. 그 전략은 우리가 평범한 사람들의 조직된 힘을 깨닫고 경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되는 세상을 바라기만 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는 직접 싸우고 행동하며 법과 상식을 되찾을 것입니다.”
이 날 다양한 지역, NGO 기후 활동가들과 녹색당, 정의당 활동가들이 참가해 두산 비판에 힘을 보탰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도 집회에 참가해 연대했다.
“기후 위기의 원인 제공자인 두산중공업은 청년들의 행동에 회사 이미지 훼손, 임직원의 정신적 충격, 회사 로고 조형물에 흠집이 났다고 184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그럼 두산에게 묻겠습니다. 두산이 지은 붕앙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쏟아져 나올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충격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김현정 기후위기 경기비상행동 활동가)
“환경 파괴에 앞장선 두산의 이런 행위는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입니다. 얼마나 부끄러운 역사를 쓰려고 하십니까. 그런데 그 역사, 오래 못 갑니다. 당장 몇 년 안에 세상이 망할 수도 있습니다. 석탄 때문에, 그리고 원전 때문에요. 혹시 지구 빨리 죽여서 기억하는 사람 없게 만들려고 석탄발전소 차리십니까?” (성공회대 인권위원회 최다은 활동가)
두산이 정부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아 손실을 메꾸고 있다는 폭로도 있었다.
“2020년 초에 [두산은] 부도 위기에 처했습니다. 4조 원이 넘는 빚을 상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같은 공적 금융이 3조 6000억 원을 여기에 지원했습니다. 국민 1인당 7만 2000원입니다.
“명백한 그린워싱을 그린워싱이라 비판한 청년들에게 왜 잘못을 물으려 합니까. 국민들의 혈세를 받아 두산중공업이 짓고 있는 해외 석탄발전소는 앞으로 25년간 운영되며 기후 위기를 가속화할 것입니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두산타워 주변을 행진하며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청년 기후 활동가들의 정당한 항의에 대한 탄압은 중단돼야 한다. 이를 위한 연대가 넓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