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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우크라이나 평화행동’ 집회:
무시무시한 전쟁의 시대에 평화를 염원하다

4월 16일 러시아 대사관 앞 “전쟁반대 평화행진: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집회 ⓒ박혜신

4월 16일 오늘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전쟁반대 평화행진: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집회가 열렸다. 참여연대, 사회진보연대, 민주노총 등이 조직한 ‘우크라이나 평화행동’이 주최한 이 집회에 약 20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 국화인 해바라기와 우크라이나 깃발 색깔의 팻말을 들고 러시아의 침공 중단과 이 전쟁의 외교적·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박석진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지금의 전쟁을 한국전쟁과 비교하며 우크라이나인들의 고통에 공감을 표했다. “전쟁이 일시 중단된 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 “한 명 한 명의 발걸음이 전쟁을 멈추길 간절히 바란다.”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는 장애인과 성소수자들, 이주민들이 전쟁으로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광화문 사거리, 서울광장으로 행진을 했다. “러시아는 침공을 중단하라,” “전쟁을 멈춰라,”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러시아를 규탄하고 평화 염원을 표현했다. 그리고 다시 러시아 대사관 앞으로 돌아와 집회를 마무리했다.

실로 러시아는 규탄받아 마땅할 짓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바라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평화 염원을 표현하는 것 이상도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의 비극은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패권 다툼의 무대가 된 결과이다.

전쟁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됐지만, 서방도 이 전쟁을 계기로 군비 증강을 하고, 우크라이나군에 첨단 무기를 제공하며 러시아를 제어하고 자신의 패권을 각인시키려 한다.

여기에 적극 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얼마 전 한국에도 무기를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 정부가 당장 응한 것은 아니지만 쟁점이 되고 있고, 미국도 촉구하고 있는 듯하다.

한편, 이미 한국 정부는 대러 제재, 즉 러시아를 상대로 한 경제전에 참여하고, 우크라이나에 군수 물자를 보내기도 했다.

아쉽지만 서방과 한국 정부의 제재와 무기 지원, 군비 증강을 규탄하는 목소리는 집회에서 들리지 않았다. 가까이 있는 악에 침묵하고 머나먼 곳에 있는 악만을 규탄하니 집회가 강렬한 인상을 주지도 못하고 다소 공허한 느낌마저 줬다.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멈추려면 양쪽 모두가 나타내는 제국주의를 반대해야 한다. 특히, 이곳의 우리에게는 우리 정부의 친제국주의를 반대해야 할 도덕적·정치적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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