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부산에서 열린 132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에 참가했다.
처음 참가해 보는 규모 있는 노동자 집회였다. 다른 곳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아예 만나지 못해 본 것은 아니지만, 도로를 가득 채운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면서 막연하게 좌파와 다를 거라 생각했다.
이번 노동자대회에 참가해서 제일 크게 느끼고 얻은 것은 그것이 나의 오산이었다는 점이다. 집회에 참가하는 노동자들은 투쟁적이었다. 선배 동지들에게는 너무 당연해서 조금 어처구니없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나에겐 너무 큰 충격이었다.
또, 연설자 중 반 이상이 여성이었고 이주노동자 모임의 대표도 함께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성별이나 국적이 달라도 노동자라는 이름 아래 함께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다. 여성이 대부분인 내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이 부분을 말하며 노동절 대회에서의 경험과 의의를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윤석열 새 정부가 앞으로 펼칠 개악에 맞설 준비와 자본가들의 기만적인 사상, 그리고 노동자 투쟁의 잠재력에 대해 외치는 수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있자니 용기와 힘이 샘솟았다. 내 주변에는 좌파적 사상을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이렇게 ‘투쟁’을 외치는 노동자 동지들이 있다는 것이 기쁜 한편,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물론, 연단에서 ‘지방선거 승리’가 강조되는 것은 이견도 있고 더 토론해 보고 싶었다. 그럼에도 자본가와 권력을 쥔 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공격하는지 아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다 함께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행진까지 마치고 뒤풀이 때 만난 노동자 동지에게 무엇이 제일 힘드냐고 물었는데, 조직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했다. 이제 막 조직하는 것에 대해 생각이 많은 나와 고민이 비슷해 위로받았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