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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ㆍ19 국제반전행동을 건설하자

올 한해도 여전히 이라크는 제국주의 “사슬의 약한 고리”가 될 것이다.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여전하다. 올 1월과 2월에만 이미 1백여 명의 미군이 저항공격으로 사망했다.

점령 반대에 미온적이었던 시아파 주요 정당들이 총선 결과 다수를 차지하지 못해 연정을 구성해야만 했다. 저항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급진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2월 18일 “종파주의를 부추기는 이라크 헌법을 거부한다”(〈로이터〉 2월 19일치)고 선언했다.

부시가 받는 국내 정치의 압력은 증대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 관련 정보 조작을 둘러싼 리크 게이트의 파문이 이제는 부통령 딕 체니 소환으로 번질 지경이다. “사냥터 오발”보다 더 핵심적인 오발은 바로 이라크 전쟁이었고, 이것이 부시 정부를 뒤흔들고 있는 위기의 진앙이다.

최근의 몇 가지 사태는 세계적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무하마드 만평 사건은 전 세계 무슬림들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그 근저에는 제국주의 전쟁과 제국주의 국가들의 인종차별 정책에 대한 반감이 놓여 있다. 이라크 점령을 비롯한 “테러와의 전쟁”은 반제국주의 감정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라크에서 미국 제국주의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틈을 타 미국 제국주의의 전통적 뒷마당 라틴아메리카에서 ‘반미 벨트’가 확산되고 있다. 이 정부들의 진정한 반제국주의 성격은 따져봐야겠지만, 이들이 부시에게 골칫덩어리임은 분명하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부시를 조롱하고 있고, 볼리비아에서는 “미국의 악몽”을 자처하는 에보 모랄레스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라크를 둘러싼 위기는 더 큰 위기와 불안정성으로 나아갈 수 있다. 최근 중요하게 떠오르는 이란으로의 확전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폭로한 미국의 이란 공격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다(7면 관련 기사 참조).

베트남전쟁 수렁에 빠진 닉슨이 캄보디아와 라오스로 확전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라크발 위기가 심화할수록 부시에게 이란 확전 카드는 점점 더 유력한 것으로 떠오를 수 있다.

자이툰 부대는 3월부터 아르빌 유엔 청사 경비와 유엔 요원 경호 업무를 시작한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는 부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4월부터 자이툰 영내에 미 국무부 산하 미국국제개발처(USAID) 사무소를 둔다.

이라크 대사 장기호는 이라크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 않다고 털어놨다. “장 대사는 테러로 인한 이라크의 불안한 치안 상황은 향후 2∼3년 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뉴스〉 2월 17일치)

이라크에 파병됐던 한 해병대원이 쓴 《아르빌의 해병대》라는 책을 보면, 바그다드 한국 대사관을 지키고 있는 해병대원들은 “대사관 직원들이 적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방호하고 만일 우리가 납치당할 위기에 처하면 대한민국 해병의 명예를 걸고 자결하자”는 각서를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자이툰 부대의 임무 변경에 따른 상황이 순식간에 떠오를 수도 있다. 만약 반전운동이 준비돼 있고 건실하게 존재한다면 훨씬 효과적이고 공세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3·18∼19일 국제공동반전행동은 국제 반전운동의 강화·발전을 위한 중요한 도약대 구실을 할 수 있다. 2월 20일 현재 세계 30여개 나라에서 이라크 점령과 이란 확전에 반대하는 행진을 조직하고 있다.(국제 시위 현황은 www.march-in-march.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서도 3월 17일에 바그다드와 바스라에서 점령 반대 시위가 벌어질 것이다. 알 사드르 운동과 이라크석유노조, 이라크건국회의[점령에 반대하는 시아파와 수니파가 함께 만든 조직] 등이 지금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파병반대국민행동이 3·19 행동을 조직하고 있다. 이미 대학과 거리에서 3·19 행동 홍보전이 시작됐다. 이 홍보전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