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신고한 차량 집회가 선거법 위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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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울산 촛불행동 전 대표 권경화)를 포함해 6명은 2022년 대선 직전 차량 시위를 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필자는 150만 원의 벌금형, 다른 5명은 모두 70만 원 벌금형에 집행유예 1년을 받았다. 현재 우리는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심 재판 중에 있다.
집회 신고를 미리 해놓고 2022년 2월 26일 당시 6대의 차량을 동원해 1시간 남짓 차량 행진을 진행했다. 차량에 부착된 확성기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틀었다.
“저들이 말하는 정권 교체는 자기들끼리 다 해먹겠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 검찰끼리 다 해먹고도 벌 받지 않는 나라 용납할 수 [없습니다.] ... 국민의 선택으로 이 부패 집단을 심판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정의가 파탄나고 한반도의 평화가 파탄나고, 민생도 파탄나고, 파탄 공화국이 될 것입니다.”
“김건희의 주가 조작은 증거가 넘쳐납니다. 국민들이 피땀 흘려 모은 돈으로 투자한 돈인데 주가 조작으로 국민에게 피해를 입힌 자가 어떻게 ‘국모’의 자격이 된단 말입니까?”
당시 후보자 검증 차원에서 후보자 부인의 의혹은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할 사항이었다. 타 지역에서 이미 발언한 내용인데 울산에서만 기소되었다.
“검찰왕국/무당실세/안돼” 라는 현수막을 차량에 부착하고 차량 집회를 하였는데, 이 문구도 타 지역에서 사용하였던 문구로, 이미 중앙선관위에 확인을 하였고 재차 울산선관위에도 확인을 하여 선거법 위반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고 사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시 선관위는 선거 운동을 한 것이 명백하다며 우리를 고발했다. 그런데 선관위는 집회 당일 우리에게 어떤 제재나 경고도 하지 않았다. 울산 선관위는 직무유기를 한 것인가?
상황이 이러니, 2022년 8월 2일 경찰이 이 사건에 대해 불송치(‘혐의 없음’) 결정을 내린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끝난 일이 아니었다. 곧 울산지방 검찰청이 재수사를 요청해 경찰 수사가 다시 이어졌다.
이 시점은 윤석열 정부가 행안부 산하에 경찰국을 출범시키며 초대 경찰국장에 밀정 출신의 김순호를 임명한 때였다. 윤석열 정부의 경찰 지휘 방향이 정치 검찰의 재수사 요청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 후 울산 동부경찰서 수사관들이 집회 참가자 2명을 체포해 조사하는 기가 막히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모든 상황은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임을 무너뜨리는 결과이다.
법의 맹점을 이용하여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1심 판결을 내렸던 울산지방법원은 각성하라.
우리가 기소되기 얼마 전인 2022년 7월 헌법재판소에서는 선거 기간 중 국민의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결정을 했다. 공직선거법 제 103조 제 3항 중 ‘누구든지 선거 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그 밖의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다’는 부분이 모두 위헌이라고 헌재가 결정을 내린 것이다.(2018헌바357, 2022.7.21)
헌법재판소의 이런 취지를 참고해 항소심 재판부는 우리 6명에게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