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다함께’는 여론조사기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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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는 논의와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함께’는 논의와 소통 자체가 언제나 모든 것에 우선한다고 여기는 조직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한 논의와 소통을 할 것인가입니다.
진정한 문제는 지엽말단적인 것들에 일일이 “제대로” 대응하느라 진정으로 중요한 일에 투자해야 할 시간과 노력을 분산시키는 것입니다. 임수경 씨 사례에서 보듯 심지어 욕설과 비방에도 모두 대응하지 않으면 그걸 듣고 있는 쪽이 피해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불필요한 논쟁을 걸러내 논의와 소통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효과적인 토론을 돕는 것은 편집팀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대신에 ‘다함께’는 게시판보다 훨씬 나은 수단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함께’는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아무렇게나 늘어놓도록 기다리는 매체가 아니라 운동에 참가한 사람들의 의식에 능동적으로 개입해 설득하고 그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매체가 더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능동성이야말로 〈다함께〉 신문이 게시판보다 근본적으로 우월한 점입니다. 반면에 “누가 읽으며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알 수 없기로는 게시판이 훨씬 큽니다.
‘소통’도 게시판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는 소극적인 방식만으로 될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다함께’는 〈다함께〉를 통해 독자들을 직접 만나 기고를 독려하고 각 지역과 대학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포럼을 개최하고 행동을 조직하려 애씁니다. 직접 행동에 동참하고 수시로 얼굴을 맞대고 토론하는 것이야말로 논의와 소통을 위한 최상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다함께’ 같은 정치조직에게 “제대로 된 피드백”이란 무엇보다 지금 불의와 억압, 착취를 낳는 체제에 맞서 싸우는 운동에 무엇이 필요한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얼마 안 되는 독자들의 의견을 모아 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축적된 경험, 즉 이론과 이 이론을 바탕으로 한 현재 계급 세력 관계와 운동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철한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