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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전국 집중 윤석열 퇴진 집회:
야당들에게 윤석열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하다

전국에서 모인 윤석열 퇴진 57차 촛불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9월 16일 제57차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가 열렸다.

9월 전국 집중인 오늘 집회는 오후 3시 일본대사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출발하는 행진으로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이 일본대사관 앞 도로를 가득 메웠다. 사회자는 한 일본 환경운동가가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왔다가 일본 정부 규탄 목소리를 듣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사전 집회에서 김용근 포항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한국은 식량의 약 30퍼센트를 바다에서 조달한다며 핵 폐수 방류를 규탄했다.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방류 중단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정부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신영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은, 의열단 활동을 했던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일이자 이전 우파 정부들도 반대하지 않았던 정율성 기념 사업을 현 정부가 이제 와서 공격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색깔론이라고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조계사-종각-명동을 거쳐 본집회가 열리는 남대문-시청역 세종대로까지 행진을 벌였다. 행진 대열은 핵 폐수 방류 반대, 언론 탄압 중단,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반대 등 구호를 외치고 ‘탄핵, 탄핵, 탄핵’ 하고 연호하며 기세를 높였다.

행진 대열을 향해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거나 ‘잘한다!’ 하며 반기는 거리의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평소보다 거리 응원이 더 늘었다. 행진 대열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한 해병대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을 지지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전국에서 모인 윤석열 퇴진 57차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행진 대열이 집회 장소에 도착하자, 본집회 시작에 앞서 ‘검찰독재 민생파탄 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3차 비상시국대회’가 전국비상시국회의(준), 촛불행동 등의 공동 주최로 짧게 진행됐다.

전국비상시국회의(준) 상임고문 김상근 목사는 윤석열 정부가 홍범도 흉상을 철거하고 백선엽 흉상을 설치하려는 것은 미국의 바람에 따라 한·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일 서방 제국주의 지원 노선의 결과라는 것이다. 윤석열에 맞서 다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에 참가자들은 크게 호응했다.

오늘 행사장에서는 다양한 캠페인이 펼쳐졌다. 임옥상 작가의 성추행 유죄를 이용한 전태일 동상 철거 시도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눈에 띄었다.

5시 본집회도 매우 뜨거운 열기 속에서 시작됐다. 집회 시작 즈음부터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집회 대열은 요동도 없었다. 오히려 시작 후에도 참가자가 계속 늘었다.

오늘 퇴진 촛불 집회는 지난여름 집회들보다 규모가 늘었고, 기세도 높았다. 윤석열이 〈뉴스타파〉 등 정치적 반대파 탄압에 광분하고 있지만, 악재는 쌓여만 간다. 대정부 투쟁도 늘어나고 있다. 오늘도 (4일간 시한부 파업이지만) 철도 파업 집회가 열렸고, 교사 시위도 재개됐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반정부 여론과 투쟁을 선도하는 세력의 일부인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기세가 더 오른 것은 자연스럽다. 오늘은 연단보다 연단 아래 참가자들의 기세가 더 돋보였다. 야당들, 특히 민주당에게 더 가열차게 반정부 투쟁에 나서라고 촉구하는 정서가 두드러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7일이나 단식을 하고 있지만, 민주당 자체는 별로 하는 일이 없다.

특히 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윤석열의 검찰 수사를 비난하는 발언을 할 때, 참가자들이 “싸워라”를 계속 외친 것은 오늘 집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타도”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민주당이 범국민운동본부를 만들어 윤석열을 끝장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발언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고조된 분위기에서 “탄핵하라” 구호가 많이 외쳐졌는데, 당장의 가능성보다는 민주당과 야당들이 제대로 윤석열에게 맞서 싸우지 않는다는 불만의 표현으로 보였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상임대표)도 윤석열 퇴진 투쟁에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용 의원은 윤석열이 국민의힘 의원 신원식을 국방부장관에 임명하려는 것을 비판했다. 5·16 쿠데타, 12·12 쿠데타 지지 발언을 한 자를 민주공화국을 지키는 자리에 임명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신원식은 군 요직을 거친 중장 출신으로 전역 후 전광훈의 태극기 집회에 참가했고, 홍범도 흉상 철거 분위기 조성에도 앞장섰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이 점을 지적하며, 윤석열의 국방부장관 교체는 홍범도 흉상 철거,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책임 은폐 따위의 일을 더 잘할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원식은 국회에서 홍범도 장군이 레닌에게 권총을 선물 받은 것을 비난했다. 레닌이 이승만의 접촉 시도는 거절한 반면 홍범도 장군은 만난 것은, 홍범도 장군이 누가 봐도 인정할 만한 독립 투쟁 업적을 이뤘기 때문이라고 방 실장은 반박했다.

최근 들어 가장 큰 규모로, 가장 열띤 분위기에서 퇴진과 탄핵을 외친 오늘 집회는 광화문 광장까지 2차 행진을 하고 마무리했다. 오늘도 경찰은 행진을 방해하며 대열을 중간에 끊고,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에 들어가는 것을 가로막았다. 행진 대열은 “합법 집회 보장하라” 구호를 외치며 항의를 지속했다.

결국 요구가 관철돼 광화문 광장에 참가자들이 모두 모였다. 통쾌한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들은 10월 21일 다음 달 전국 집중 투쟁에서 더 크게 모일 것을 다짐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윤석열 퇴진 57차 촛불 집회에서 우비를 입은 청소년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을 들고 연단에 오른 9월 촛불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이미진
전국에서 모인 윤석열 퇴진 57차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전국에서 모인 윤석열 퇴진 57차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자리를 지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자리를 지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윤석열 퇴진 57차 집회에서 윤석열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규탄하는 팻말이 걸려 있다 ⓒ이미진
윤석열 퇴진 57차 집회에서 <뉴스타파> 압수수색 등 윤석열의 언론 탄압을 규탄하는 본지가 판매되고 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