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학생들에게 불리해진 학자금 대출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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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학자금 대출 제도가 바뀌었다. 전에는 대출 이자의 반을 정부가 부담하고 학생이 나머지 반을 부담했다. 그래서 보통 8퍼센트의 이자 중 4퍼센트만 학생이 부담하면 됐다. 가정 형편 등에 따라 무이자 대출도 일부 학생들에게 제공됐었다.
내가 다니는 학교(전북대)는 한 학기 등록금이 1백20만 원 정도였는데, 무이자이고 졸업 후 3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면 됐기에 학자금 대출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덕분에 방학 때 마련한 돈으로 러시아로 배낭여행도 떠났고 학창시절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학자금 대출 제도는 정부에서 보증을 서고 이자는 모두 학생이 부담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학생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 게다가 예전처럼 가정 형편에 따른 무이자 대출은 아예 없어졌다.
반면에 은행에게 새로운 학자금 대출은 국채와 같이 떼일 염려가 없는 완벽한 투자처가 됐다. 게다가 이번 학자금 대출 이자율은 국채 수익률 4퍼센트보다 높은 7퍼센트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학자금 대출제도는 은행들에게는 더 많은 이익을 보장해 주며 학생들의 등골을 빼먹는 정책이다.
지금까지 은행은 학자금 대출에 별 관심이 없었다. 미래의 소득이 불확실한 학생들에게 8퍼센트의 저리로 대출금을 주는 것이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학자금 대출 광고 메일이 자주 오고 있고, 정부도 신문과 방송에 광고까지 내면서 새로운 학자금 대출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제 등록금은 1백30만 원이 넘어갔다. 학자금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올라간 것이다. 게다가 대출금에는 정부보증료 3만 원까지 추가됐다.
그리고 다달이 들어갈 이자 비용으로 10만 원 정도를 추가로 입금해야 했다. 깜빡하고 이자를 내지 않았더니 당장에 재촉 문자가 왔다.
전처럼 무이자로 대출받아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 주려던 나의 생각은 그저 꿈으로 끝나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