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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 민주화운동 탄압하는 무바라크 정권

부시 정부의 중요한 동맹인 이집트 무바라크 정부가 민주화 운동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4월 24∼27일 무바라크 정부의 경찰은 마흐무드 메키, 히샴 알-바스타위시 두 법관을 지지하는 농성을 벌이던 키파야(‘이제 됐다’는 뜻) 운동 활동가와 무슬림형제단원들을 잔혹하게 구타했고, 48명을 악명 높은 토라 감옥에 감금했다. 감금된 사람 중에는 저명한 사회주의 활동가인 카말 칼릴도 포함돼 있다.

보안요원들은 이들을 취조하면서 고문하겠다고 위협했고, 법적으로 보장되는 신문과 잡지 읽을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지금 이들은 이런 수감 조건에 항의하는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메키와 알-바스타위시 두 법관은 지난 11월 총선에서 집권당인 민주국민당의 대규모 선거 부정을 폭로해서 “사법부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징계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이미 선거 과정을 감독했던 많은 법관들이 선거 부정을 공공연히 폭로해 왔고, 지금 7천 명의 법관들이 메키와 알-바스타위시 방어 운동을 지지하고 있다.

대통령 무바라크는 1981년부터 집회결사의 자유를 금지하는 긴급조치법을 발동하고 이집트를 25년째 철권통치하고 있다. 그는 계엄령을 통해 운동을 억누르면서 중동에서 가장 급진적인 신자유주의 ‘개혁’을 추진할 수 있었다.

무바라크는 대선 때 긴급조치 적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 테러사건을 빌미로 긴급조치법 적용을 2년 더 연장했고, 이제 자신의 독재에 반대하는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무바라크 정권의 탄압은 운동을 위축시키지 못하고 있다. 5월 11일 징계재판 날에도 키파야와 무슬림형제단 활동가 수백 명이 카이로 도심에서 “양심적인 판사들이 독재로부터 우리를 지킨다”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이 날에도 경찰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구타했고, 11명을 연행했다. 3명은 석방됐지만 나머지 8명은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키파야는 굴하지 않고 5월 25일 전국적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 날은 긴급조치 철폐를 요구하는 여성 민주화 활동가들을 경찰이 성희롱한 만행 ― 이집트인들은 이 날을 ‘거리 위의 아부 그라이브’라고 부른다 ― 을 저지른 지 1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국제 운동도 여기에 호응하고 있다. 얼마 전에 끝난 그리스 아테네 유럽사회포럼에서 사회운동총회는 이 날을 ‘이집트 민주화 지지 법관들을 방어하는 국제공동행동의 날’로 삼자고 호소했다. 한국에서는 26일(금)에 서울 이집트 대사관 앞에서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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