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학연대의 가능성을 보여 주다
〈노동자 연대〉 구독
‘다함께’ 외대모임 조명훈 인터뷰
“단호하게 노학연대를 건설할 것입니다”
Q.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금 외대는 등록금을 11.4퍼센트 인상했는데, 만약 이번 노조 파업에서 학교가 승리를 거둔다면 앞으로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반대도 힘들 것이고, 또 있을지 모르는 자치권 탄압 등의 싸움에서도 힘들어질 것입니다.
이런 투쟁이 벌어지는 것은 외대만이 아닙니다. 양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고려대의 출교 방침이나 중앙대·이화여대·동덕여대 등에서 벌어지는 학교의 탄압 등에 맞선 투쟁들과 연결돼 있는 것이죠.
실제로 이번 파업이 시작될 때 고려대 노조원들이 지지방문 와서 말했는데, 이번에 외대에서 새로 취임한 박철 총장과 보직교수들이 고려대를 방문했었다고 합니다. 소위 CEO형 총장을 배우려고 한 것이죠.
그러면서 고려대 어윤대가 추진해 온 것을 그대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대 학생들이 노동자들과 연대해 싸워 승리한다면, 이후 외대뿐 아니라 대학 전반에서 벌어지는 투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그 동안 어떤 활동을 해 왔나요?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총학생회는 파업을 무력화시키는 데 앞장섰습니다.
항의 집회를 조직해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침탈해 대자보를 찢고 욕설을 하면서 노동자들을 위협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각목으로 밀치는 등 폭력까지 행사했습니다.
우리는 급하게 대자보를 만들어서 학교에 붙이고, 단과대 학생회들을 찾아가서 노조 파업을 방어하자고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과 함께 사회단체들의 연대를 조직하고 기자회견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좌파 학생들은 이 투쟁에 흔쾌히 동참하길 꺼려했습니다. 학생들 내의 파업 반대 의견에 좌파 학생들이 굴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8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연서를 조직해 총학생회 비판 대자보를 붙였을 정도로 학생들 사이엔 총학생회에 분개하는 정서가 제법 광범했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모여 ‘학생대책위’를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학생대책위’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몇몇 과학생회장들이 열의를 갖고 열심히 서명을 받아 줬고, 우리가 가판을 해서 8백 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총학생회는 압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총학생회의 활동이 전보다 많이 위축된 상태죠.
한편 학교는 파업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과장급 이상 조합원들에게 ‘파면’이란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파면은 퇴직금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에겐 해고보다 더한 최고수위의 징계입니다. 학교는 노조측 위원이 징계위원회에 불참하면 위원회 개최 자체가 불가능한데도 불법적이고 부당한 징계를 강행했습니다.
‘다함께’ 외대모임은 노동자들과 함께 학교의 징계가 부당함을 알리고 이것을 철회시키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학교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파업은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학생대책위’는 총학생회에 학생들의 서명을 전달하려 했지만 총학생회는 이것을 무시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곧 열리는 전학대회에서 총학생회의 사과를 요구하기로 하고 대의원 30여 명의 연서를 받아 전학대회에 안건으로 상정했습니다.
그리고 ‘다함께’ 외대모임은 노조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선전을 더욱 확대할 생각입니다.
대학노조 외대지부 이정철 지부장 인터뷰
“파업을 강고하게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총장이 바뀌면서 학교측에서 조합원들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고 해서 39명이 탈퇴했어요. 조합원의 10퍼센트가 넘는 인원이 탈퇴한 것이죠. 이것은 조합에 대한 상당한 위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는 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조가 징계위원회와 인사위원회 정수의 9명 중 4명을 차지하고 있는데 학교측에서는 인사, 징계에서 노조를 완전히 배제하려 하고 있어요.
“작년에 교수들만 총장을 선출하던 것을 바꿔 학교 구성원들이 민주적으로 선출하자고 노조와 ‘다함께’를 비롯한 학생들이 요구했지만 결국 무시하고 교수들만 모여서 총장을 선출했습니다. 올해 학교측이 보이는 모습은 학생과 노조에 대한 보복의 성격이 짙다고 봅니다.
“4월 6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는데, 현재까지 참가율은 계속 98퍼센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학교측에서 부당한 요구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서 투쟁은 장기화할 것 같습니다. 파업을 강고하게 유지해 나갈 때, 학교쪽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교섭에 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함께’가 제일 많이 연대해 주고, 조합원들이 가장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