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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자 미군은 이라크를 떠나라 학살 도우미 자이툰도 떠나라

하디타 학살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저지르고 있는 야만을 상징한다. 이라크의 한 작은 마을에서 미군은 여성, 노인, 아이를 포함해 24명의 무고한 민간인을 거리낌없이 살해했다. 그 뒤 이샤키, 사마라, 라마디 등에서 미군이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와 장애인을 학살했다는 폭로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아부 그라이브 고문 폭로 때와 마찬가지로 부시와 럼스펠드는 이 사건이 몇몇 “썩은 사과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하디타는 결코 ‘일탈’이나 ‘예외’가 아니다. 그것은 제국주의 점령 정책의 필연적 결과다. 그리고 부시는 “썩은 사과들”을 좋아한다.

하디타 학살을 자행한 해병 대대는 2004년 팔루자 공격 때 선봉에 선 바로 그 부대다. 이 부대와 동행했던 NBC 방송의 케빈 사이트에 따르면, 당시 팔루자에서 병사들이 받은 명령은 “모두 죽여라”였다.

사 용이 금지된 백린탄 ― 살을 태우는 화학무기 ― 을 사용한 것도, 부상을 입고 무기를 빼앗긴 채 누워 있던 저항세력의 머리에 총알을 박은 것 ― 나중에 동영상이 폭로됐다 ― 도 바로 이 부대였다. 그러나 이 부대의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하디타에서 벌어진 일은 지난 3년 동안 이라크 대부분 지역에서 진행돼 온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바그다드 함락 직후 몇 달 동안 미국은 하디타에서 성공을 자랑했었다. 미군은 하디타 댐에 있는 발전소를 재건했고, 얼마 안 되는 아제르바이잔 군대에 치안을 넘길 정도로 자신 만만했다.

그 러나 2003년 여름에 미군이 대규모 수색 작전을 통해 7백 명이 넘는 청년들을 체포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이 일은 이미 자라나고 있던 반점령 정서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 2004년 4월 하디타는 이라크 전역에서 벌어진 반란에 가세했다.

미국의 대응은 마을을 고립시키는 것 ― 다른 많은 곳에서 그랬던 것처럼 ― 이었다. 미군은 마을의 다리를 거의 모두 폭파했고, 저격수 부대를 배치했다. 나중에는 시아파로 구성된 암살단을 데려왔다. 마을에 폭동이 일어났고 미군과 점령세력이 임명한 지역 관리들이 쫓겨났다. 2005년 여름에는 하디타의 병원이 교전 중에 파괴됐다.

한 하디타 주민은 미군이 저항세력이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민간인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19일 미군 병사들은 이 협박을 행동으로 옮겼다.

이라크 현지 언론인 다르 자마일은 하디타 같은 일들이 이라크에서는 일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라크인권감시기구(MHRI)’라는 단체한테서 받은 보고서의 내용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2006 년 5월 13일 토요일 밤 10시 미군이 이라크 보안군과 함께 바그다드 서부 라티피야에 있는 이라크 주민들의 집을 무장헬기로 무차별 폭격했다. 주민들은 맹렬한 폭격을 피해 계곡으로 도망쳤다. 그러자 도망친 주민들을 쫓기 위해 헬기 7대가 착륙했다. 그리고 … 죽여버렸다. 25명 이상이 희생됐다. … 미군은 강탈한 집에 저격병을 배치해 더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그러나, 미군은 “이런 일들을 ‘저항세력’ 사살을 위한 작전이라고 발표한다.”

또, 자마일은 “[MHRI에 따르면] 2004년 미군의 팔루자 공격 때 4천~6천 명의 이라크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이 숫자와 비교하면 하디타 학살은 초라해 보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복수극

퓰리처상을 수상한 언론인 크리스 헤지스는 왜 이라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 라크의 상황은] 미군 병사와 해병들이 베트남에서 겪은 것과 매우 비슷하다. 적을 식별하기는 매우 어렵다. … 따라서 도대체 누가 공격한 건지 알 수 없고, 이 때문에 엄청난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들이 현지 주민들에게 완전히 증오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이런 당혹감은 몇 갑절이 된다. 모든 사람들이 적으로 둔갑한다. 그리고 자신의 부대가 공격을 받게 되면 ― 예컨대, 자기 부대의 누군가가 사람들 속에 뒤섞여 있던 저격수의 총에 맞거나 한다면 ― 무고한 사람들을 겨냥한 복수극이 벌어지게 된다.”

정 작 이라크에서는 하디타 학살이 그리 큰 뉴스거리가 되지 못했다는 사실도 이런 학살이 이라크에서 결코 드문 일이 아님을 반영한다. 오죽하면 “미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이라크 총리 알 말리키조차 미군의 민간인 공격이 “관행”이라고 투덜대겠는가(〈뉴욕타임스〉6월 2일치). 올 들어 바그다드 시체안치소에만 6천 구의 시신이 접수됐다.

하디타 학살이 드러나면서 부딪힌 정치 위기 때문에 부시는 그 동안 거부해 온 이란과의 직접 협상을 수용해야 했다. 이것은 이라크가 여전히 부시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물론 이런 제스처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하 디타, 팔루자, 관타나모에서 벌어지고 있는 만행들은 모두 이라크 침략과 점령의 산물이다. 희생자들에게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진정한 전범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야만적 점령의 종식을 외치기 위해, 오는 6월 24일 다 함께 대학로로 모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