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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현지에 다녀온 유해진 PD가 전쟁의 실상을 말한다

최근 레바논 현지에 직접 다녀 온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의 유해진 PD가 레바논의 상황과 헤즈볼라에 대해 말한다.

레바논 남부는 거의 쑥대밭이 된 상태입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피해자들은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 등 무고한 민간인들입니다.

게다가 국제법으로 공격이 금지된 기간시설, 적십자 차량, 언론인, 유엔기지 등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 취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헤즈볼라를 그저 하나의 테러조직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지에서 만난 헤즈볼라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가 얼마나 서구 편향의 일면적 인식에 머물러 있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헤즈볼라는 이미 제도권 정치에 진입해 23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하고 있고, 수십 개의 학교와 병원을 오래 전부터 운영해 오는 등 각종 사회복지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라디오와 TV 방송국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치적 문제뿐 아니라 국민 오락까지 담당해 왔습니다.

오래된 내전의 역사가 말해주듯, 레바논은 다양한 정치‍·‍종교 세력 사이에 갈등이 심한 나라입니다. 따라서 무슬림 시아파에 기반한 헤즈볼라 때문에 레바논 전체에 피해가 간다면 헤즈볼라가 레바논 국민들한테서 고립될 거라는 게 이스라엘의 의도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계산은 틀렸습니다. 무자비한 공격과 어린이‍·‍여성들의 피해를 보면서 레바논 국민들은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분노로 뭉치고 있습니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를 보면 헤즈볼라에 대한 지지가 레바논 전체 국민의 87퍼센트까지 급등했습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이스라엘과 이해관계를 같이 해 왔습니다. 그것은 반미성향이 강한 중동에 친미정부를 세우려는 미국의 ‘새로운 중동질서 구축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미국이 레바논의 수많은 희생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은 바로 그러한 자신들의 장기적 계획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레바논에 대한 UN 평화결의안이 채택됐지만, [카나 폭격 이후] 국제적 압력 때문에 48시간 폭격을 중지하겠다던 약속도 [이스라엘이] 겨우 한 시간 반만에 깨뜨린 것을 생각한다면 현재의 상황을 무작정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계산 속에서 UN 결의안에 합의했을 거고 계산이 바뀐다면 언제 또 공격을 재개할지 모릅니다. 미국도 국제적 비난 여론에 밀려 단기적 태도를 수정했지만 궁극적인 자신들의 목표를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레바논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한 채 단기적 잠복기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