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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자들은 왜 이슬람 혐오를 부추기는가

최근 ‘테러와의 전쟁’듀오 ― 조지 부시와 토니 블레어 ― 는 ‘이슬람 파시즘’과 ‘이슬람 극단주의’가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입을 맞추고 있다. 이것에 맞서는 투쟁을 부시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이데올로기 투쟁”이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부시와 블레어의 주장에 대부분의 정치학자와 언론인들은 비웃고 있다. 국제전략연구센터의 다니엘 벤자민은 “지하드주의자들이 무솔리니나 다른 파시스트들이 발전시킨 파시스트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였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난리법석 뒤에 있는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가?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테러와의 전쟁’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부시의 주장은 이슬람 전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일부 이슬람 = 테러리즘 혹은 파시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일부’라고 해도 이슬람이라는 종교 자체에 그런 성격이 담겨 있다고 암시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전반적인 무슬림 혐오를 조장할 수밖에 없다.

‘파시즘’

이것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대다수 인구가 무슬림인 지역에 새로운 제국주의 질서를 강요하려 할 때 취하는 논리다. 무슬림들을 후진적이고 불합리한 존재로 그려 살육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미국 지배자들의 일부가 이슬람을 파시즘과 처음 연결시킨 것이 1978~1979년 이란 혁명 이후였던 것도 시사적이다.

둘째, 상당수 무슬림 인구들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의 지배자들도 국내 통치용으로 이슬람 혐오를 활용하고 있다.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는 운동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다.

학교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고 무슬림 거주지 통제를 강화한 프랑스가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영국과 독일과 덴마크도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의 음모’를 적발했다고 나서고 있다. 이 나라들의 지배자들은 ‘왜, 어떤 사람들이 테러라는 방법을 사용하게 됐을까’라는 근본적 질문을 회피하면서, 그 원인을 인종차별이나 빈곤이 아니라 이슬람에 있다고 말한다.

원인

결국 이슬람 혐오는 일차적으로 서방 제국주의 지배자들이 자신들의 의제에 대한 반대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 혐오가 단지 제국주의자들의 분열지배 전략인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제국주의 세력들이 중동에 한 세기 이상 개입한 결과 중동의 반제국주의 세력 중 일부는 자신의 종교적 신조를 반제국주의 이데올로기의 진술들로 변모시켰다. 최근의 예로 헤즈볼라나 하마스가 그런 경우다.

그들은 중동 반제국주의 운동의 상징이 됐다. 이것은 제국주의자들에게는 골칫거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슬람 전체를 반제국주의 세력으로 보는 것은 그 종교 전체를 파시즘으로 매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것이다.

물론 역사적으로 무슬림 중 일부가 자신의 급진적 의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로 이슬람을 활용해 온 것은 사실이다. 1917년 러시아 혁명 후 중앙아시아에서, 1960년대 미국에서, 1978~1979년 이란 혁명에서 일부 무슬림들은 이슬람과 급진 정치사상을 결합시키려 노력했다.

그러나 이슬람과 급진 사상을 결합시키려는 시도는 모순을 낳을 수밖에 없었고, 그런 무슬림 중 일부를 설득하기 위한 사회주의자들의 개입이 없으면 그들은 보통 ‘이슬람 민족주의자’로 남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무슬림과 다른 운동세력이 연대할 수 있고 연대해야만 하는 새로운 상황이 세계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이후 많은 무슬림들이 급진화됐고 이번 레바논 전쟁에서 헤즈볼라가 승리하자 그 속도가 훨씬 더 빨라졌다.

무슬림들과 함께 더 단단하고 커다란 운동을 건설할 것인지 아니면 지배자들의 이데올로기 공세 앞에서 흔들릴지는 실천적으로 중요하다. 일례로 미국의 평화정의연합(UFPJ)은 레바논 전쟁 초기에 양비론적 태도를 취하는 바람에 효과적으로 운동을 조직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