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허가제 사후관리업무 위탁 -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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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협과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13년간 산업연수제 관리 기관을 맡아 온갖 송출 비리를 저지르고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유린하는 데 앞장서 왔다.
산업연수제를 시행하자마자 중기협 연수협력단장이 송출업체한테서 뇌물을 받았고, 1998년에는 아예 중기협 회장이 연수생 관리업체 선정 청탁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 2001년에는 1백4억 원에 달하는 연수적립금(연수생 신분 이주노동자가 작업장을 이탈하지 못하도록 중기협에 강제로 맡기게 한 돈)으로 중기협 회장 자가용과 중기협 차량, 콘도 회원권을 구입하고, 중기협 직원 퇴직금 정산에 유용했다. 2002년에는 중기협 간부들이 50여 명의 브로커들과 결탁해 필리핀과 중국 이주노동자들에게 5억 원을 뜯어내 구속되기도 했다.
이런 사실들 말고도 중기협이 저지른 비리는 국정감사에서도 몇 번이나 폭로될 정도로 수북하게 쌓여 있다. 중기협은 이에 항의하는 이주노동자들에게 강제출국시키겠다고 협박하는 등 온갖 횡포를 저질렀다.
대한건설협회도 비리로 악명 높다. 이주노동자들의 작업장 이탈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연수생들'에게 강제로 적금을 들게 하고, 기업주의 허락이 없으면 은행이 이주노동자에게 적금액을 지급하지 못하게 할 정도다.
이런 단체들에게 이주노동자 현지 선발부터 사후관리까지 고용허가제의 전 과정을 맡기는 것은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꼴이다.
더구나 정부가 그간 근 1년 넘게 중기협과 사후관리 대행기관 선정 문제를 밀실 논의해 온 것이 밝혀져, 이주인권연대·외노협 등 시민단체들은 더한층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