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만 부추기는 신도시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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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처나 청와대와 충분한 협의도 없이 발표했다는 논란은 이 정부의 레임덕과 콩가루 상태를 반영한 듯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투기세력 X맨”인 추병직 개인의 책임만은 아니다. 경제부총리 권오규는 신도시 건설 발표 열흘 전에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공급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태는 “부동산 정책의 완결판”이라던 8·31대책을 비롯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보여 준다.
지난해 8·31대책 발표 이후 현재까지 서울 강남 집값이 25.1퍼센트 오른 것을 비롯해 강북 지역 집값도 20퍼센트 넘게 치솟았다. 또 추병직의 발표와 맞물려 지난 주에만 수도권 아파트값이 0.92퍼센트 상승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보수 언론과 한나라당은 공급 확대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무현 정부는 이런 압력을 수용해 왔다. 추병직도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신도시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신도시 21곳과 행정복합도시 1곳, 혁신도시 10곳과 기업도시 6곳 등 지금까지 모두 38개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 때마다 부동산 가격만 폭등했다.
현재 집값 폭등은 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2005년 현재 주택보급률은 1백6퍼센트지만 전체 세대의 5퍼센트에 불과한 다주택 보유자가 전체 주택의 21.2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다. 상위 10명이 5천5백8채를 가지고 있는 등 부자들이 투기를 위해 집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집이 필요한 6백57만 가구는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자금이 몰려 오히려 집값만 더욱 오르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더욱 멀어질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고 보유세를 약간 인상했지만, 부동산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여전히 다른 분야보다 높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것이다.
따라서 ‘토지공개념’ 같은 더욱 철저한 투기억제책으로 부동산 투기 수익을 완전히 회수해야만 현재의 부동산 가격 폭등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