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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몰리뉴의 ‘추천하고 싶은 내 애독서’

현존하는 모든, 훌륭하고 실로 지극히 중요한 책들 가운데 손에 꼽을 만한 몇 가지 애독서를 고른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먼저, 나는 마르크스‍·‍엥겔스‍·‍레닌‍·‍트로츠키‍·‍룩셈부르크‍·‍그람시의 저작들 ―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유산들 ― 이 오늘날 혁명적 사회주의의 필수불가결한 기초라는 점을 말해야겠다. 나는 진지하고 준비된 마르크스주의자라면 최소한 그들의 더 심층적인 저작들을 모두 읽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제 내가 개인적으로 고른 몇 가지 책들을 살펴보자.

《공산주의 선언》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책은 근대 역사의 주요 흐름을, 그리고 사회주의의 창조자로서 노동계급의 역사적 구실을 탁월하게 개관해 준다. 그리고 이를 자본주의의 본질, 계급투쟁, 혁명가의 과제 등에 대한 무수한 통찰들과 연결시킨다. 이 책은 또 금과옥조 같은 인용 어구와 경구들의 원천이기도 하다. 수십 년간 그렇게 자주 되돌아보고, 또 그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 책은 《공산주의 선언》이 유일하다.

다음으로, 마르크스가 1844년에 쓴 《경제학‍·‍철학 수고》, 특별히 ‘소외된 노동’이라는 장을 추천하고 싶다. 1968년에 이 책을 처음 읽은 이후, 나는 신념에 찬 마르크스주의자로 살아 왔다. 이 책은 자본주의가 왜 철폐돼야 하는지의 핵심을 꿰뚫어 주었고 내가 왜 혁명을 원하는지 ― 인간 해방을 위해서뿐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도 ― 를 명료하게 설명해 주었다.

나는 원래 엥겔스를 과소평가했지만, 기본적인 철학적 문제들에서 그가 옳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그의 진가를 더 잘 알게 됐다. 나의 특별한 애독서들은 약간 어렵긴 하지만 그럼에도 주옥 같은 저작들이다. 엥겔스의 평론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데서 노동이 한 구실》은 우리가 어떻게 인간이 됐는지를 설명한다. 《자연 변증법》 서문에서는 유럽의 르네상스와 자본주의 탄생 과정을 살펴본다.

레닌의 저작 가운데서는 먼저 《국가와 혁명》을 꼽겠다. 1917년 혁명이 한창일 때 쓴 이 책에서 레닌은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와 제2인터내셔널의 개량주의(그리고 이후의 모든 개량주의들)를 가르는 핵심적 분단선을 매우 명료하게 그려냈다. 그는 자본주의 국가기구를 인수하려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번째 책은 《좌익 공산주의 ― 유아적 혼란》이다. 마찬가지로 혁명의 필요성을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초좌파주의에 맞서 논쟁을 벌이는 이 저작은 혁명적 지도‍·‍전략‍·‍전술을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다.

신념

트로츠키의 저작 가운데서는, 나 외에도 모든 이들이 그렇겠지만, 《러시아 혁명사》를 꼽겠다. 이 책은 문체와 내용 모두 매우 간명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역사서다. 두번째로 《독일에서의 반파시즘 투쟁》을 꼽을 수 있을 텐데, 이 책은 파시즘과 그것에 맞서 어떻게 싸울지를 이제껏 가장 훌륭하게 분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역사유물론적 방법과 혁명적 전략을 대가다운 솜씨로 결합하고 있다. 사람들이 그의 주장을 경청했다면 어땠을까? 그에게 자신의 사상을 구현할 세력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옥중수고》가 번역되기 전인 1970년에, 《근대 군주와 그 밖의 저작들》을 통해 그람시를 처음 읽었다. 유러코뮤니스트들(서방세계 공산당)과 학술주의자들이 그람시의 저작을 완전히 왜곡하기 전에 그는 나에게 엄청난 감명을 주었고, 이런 이유로 이 조그만 책은 나의 애독서로 남아 있다.

빅토르 세르쥬는 위대한 마르크스주의 이론가는 아니지만 그의 열렬한 인도주의는 늘 내게 감동을 주었고 그의 책 《어느 혁명가의 회상》은 20세기 전반기 혁명 운동의 분위기와 “냄새”를 완벽하게 되살려낸다. 그의 소설 《뚤라예프 동지 사건》도 스탈린주의의 심리와 사고 방식을 매혹적으로 통찰해냈다.

내가 정치를 발전시키는 데 직접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준 사람은 국제사회주의경향(IST)의 창시자인 토니 클리프였다. 클리프의 저작들이 결코 그의 비범한 개성이 가진 힘을 고스란히 전달해주지는 못하겠지만[클리프가 영어 토박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임 ― 옮긴이], 그의 가장 중요한 책인 《소련 국가자본주의》는 트로츠키 사후 마르크스주의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업적이다. 이 책은 “소련 문제”라는 결정적 쟁점에, 나아가 이른바 공산권 국가 전체 문제에 확고한 논증을 시도했을 뿐 아니라 그 밖의 수많은 문제들도 진정한 마르크스주의의 입장에서 훌륭하게 설명한다.

《국가와 혁명》

토니 클리프를 추종한 사람들, 나의 동지들이 쓴 많은 좋은 책들 가운데에서는, 크리스 하먼이 쓴 《민중의 세계사》를 꼽겠다. 이 책은 탐구와 압축, 일관된 분석이 빚어낸 비범한 공적이라 할 만하다. 국제주의적으로 자본주의의 부상을 설명한 것은 특히 탁월하다.

사회주의 정치 외에 내 삶의 열정은 주로 문학, 특별히 시, 그리고 예술을 향한 것이었다. 앨런 긴스버그의 초기작들인 《아우성》과 《카디쉬》는 당시 10대이던 나에게 엄청난 영감을 주었다. 그 작품들은 “삐딱한” 관점에서 미국 사회를 통렬히 비판한 것이었고 나는 여전히 그것들이 굉장한 시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아일랜드 시인 W.B. 예이츠의 시선집은 그의 시 대부분이 배경으로 하는 아일랜드와 슬리고라는 지역을 내가 알고 사랑하는 것처럼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다. 나는 또 영국의 위대한 급진파 시인이자 예술가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선집을 꼽고 싶다. 그의 시 “런던”에는 “전세낸 거리”와 “젊은 매춘여성의 저주”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호소력있게 들린다.

보통 나는 예술에 대해 읽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 존 버거의 《이미지》[국역 《이미지, 시각과 미디어》(동문선)]와 《영원한 레드》는 정치적으로 깨어 있고 예술로서의 예술에 민감한 수작이다. 나는 항상 레온 트로츠키의 《문학과 예술에 대해》가 이론적으로 대단히 유용하다고 생각해 왔다.

내가 지금껏 꼽은 책들은 대부분 젊은 시절에 읽은 것들이다. 그래서 최근의 책들을 몇 가지 꼽고 마치려 한다. 차이나 미에빌의 판타지 3부작 《페르디도 거리 역》, 《상처》, 《굳은 결의》를 꼽고 싶다. 이 작품들은 어둡고 비참하지만, 엄청나게 상상력이 풍부하고 매우 정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