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서 주장했듯이 우리은행 모델은 환영은커녕 '저지해야 할 모델'이다. 그래서, 기사는 우리은행의 무늬만 정규직화 모델의 기만성 폭로에 주안점을 두었다.
그러나보니 기사는 우리은행 모델 같은 기만적인 조처에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와 심정에 대한 공감이 충분하게 표현되지 않았다. 몇몇 독자들의 반응을 보면 이런 단호한 주장이 오해를 낳은 듯하다.
우리는 근본적 문제를 제기함과 동시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느끼는 고용불안을 충분히 감안해 주장을 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모델을 통해서 고용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가 진실로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고 오해할 우려가 있다.
우리은행식 모델에 대한 우리의 비판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도 비정규직의 모순된 처지 - 진정한 차별 철폐와는 거리가 먼 제도에 안도해야 하는 - 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충분한 공감 속에서 정규직 양보론을 단호히 비판할 때 더 큰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