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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현대차노조 투쟁을 지지하라

현대차노조의 성과급 요구 투쟁을 두고 마녀사냥에 가까운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시무식 때의 사소한 충돌을 과장해 ‘폭력 노조’라고 비난하고 있다. 현대차노조를 비난하는 ‘개떼’들 속에 합세한 열우당 김근태는 “환율보다 더 무서운 노조”를 비난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책임은 노사 합의를 일방적으로 어기고 성과급 50퍼센트를 떼먹은 사측에 있다. 조합원 1인당 무려 1백만 원 가량을 떼였다. 현대차 정규직뿐 아니라 현대차 비정규직, 기아차 정규직·비정규직 모두 성과급을 떼였다. 이 때문에 노조는 지난 연말부터 잔업·특근 거부 투쟁을 벌이다가 마침내 시무식을 무산시킨 것이다.

사측은 생산 목표를 98퍼센트밖에 달성하지 못해서 성과급을 줄 수 없다고 강변한다. ‘민주노총 정치 파업에 노조가 꾸준히 참가’한 탓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1조 원이 넘는 엄청난 순이익을 남겼다. 변호사비만 4백억 원을 쓰고 풀려난 비리범 정몽구는 여기에 기여한 게 하나도 없다.

사장·부사장은 스톡옵션으로 2억∼7억 원의 성과급을 챙기면서도 잔업·특근하며 고생해 온 노동자들의 성과급은 떼먹은 것이다.

현대차노조가 한미FTA와 비정규직 개악안 등에 맞선 민주노총 정치 파업에 꾸준히 참가한 것은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저소득층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한미FTA와 비정규직 개악안 등에 반대하는 데 동참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노동자들은 1인당 30만 원 정도의 임금 손실을 무릅쓰고 민주노총 파업에 참가했다. 강력한 전면파업이 아니라 미온적 부분파업에 그쳐서 비정규직 개악안 처리 등을 막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현대차 사측은 현대차노조 지도부가 업무상 배임 사건으로 중도 사퇴하게 된 틈을 타서 노동자들의 투쟁 성과를 허물려고 한다.

선봉부대

경제 위기가 깊어지는 상황에서 저들의 공격은 더 확대될 수 있다. 〈조선일보〉는 “[노조의 강경 투쟁이] 수만 명의 동료 근로자와 그 가족, 수십만 명의 협력업체 근로자와 가족들을 찬 바람 속에 길거리로 내몰고 말리라”며 이간질을 했다.

그러나 IMF 위기도 노조의 강경 투쟁 때문이 아니었고, 지금의 한국 경제 위기도 노조의 정치 파업 때문이 결코 아니다.

지배자들은 자기들의 탐욕스런 과당 경쟁과 정책 실패에서 비롯한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 이럴 때, 노조가 힘이 없고 양보나 한다면 정말로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 IMF 경제 위기 초기에 바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사측은 지금 현대차노조 간부 22명을 고소했고 26명에게 10억 원의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다. 이런 공격이 성공한다면 사측은 더 파상적인 공격을 퍼부으려 할 것이다. 다른 기업주들도 현대차의 사례를 따를 것이다.

최근 검찰도 공세에 가세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불법파견에 무혐의 판정을 내린 것이다. 위장 도급을 통한 무제한적 불법파견과 비정규직 착취의 길을 열어 준 것이다.

현대차에서부터 이런 공격을 분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면 다른 기업주들은 공격을 주춤거릴 것이고, 다른 부문 노동자들도 자신감을 갖고 공격에 맞설 수 있다.

따라서 민주노총 울산본부 지도부가 연대 투쟁이 아니라 ‘중재’에 나선 것은 유감천만이다. 사측 비난과 함께 ‘시무식 충돌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현대차노조에 요구한 것도 잘못이다.

민주노조 운동의 성과를 허물려는 공격에 맞서 현대차노조의 투쟁을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 현대차노조의 잔업·특근 거부는 단호하게 계속돼야 하고 파업도 불사해야 한다. 성과급을 삭감당한 현대차 정규직·비정규직, 기아차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동 투쟁이 건설돼야 한다. 비정규직 불법파견 무혐의 판정에 대한 항의도 결합될 필요가 있다.

잔업·특근 거부로 수백억 원 손실을 봤다 해서 구두쇠 짓을 하는 사측에 노동자를 무시한 대가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 줘야 한다. 수십 년 간 투쟁으로 단련된 민주노총 ‘선봉부대’가 2007년 벽두를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