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도 중동에서의 전쟁, 미국이 이라크에서 겪고 있는 위기가 국제 정세를 좌우할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와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도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제국주의의 두 측면인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하고 이를 연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한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주류 정치에 반대해 효과적으로 반전·반신자유주의 운동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좌파들의 단결을 촉진해야 한다.
이런 핵심적 과제에 덧붙여, 최일붕 동지는 발제에서 1987년 노동자 대투쟁과 1997년 노동법 개악 저지 총파업 투쟁 상황을 지금과 비교해 올해 상황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87년은 한국 경제 사상 최대의 호황기였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였다. 97년 투쟁은 막 시작되던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고, 때문에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87년처럼 충만하지는 않았다. 그에 비해 현재 대중은 십여 년 동안 만성적 경제 위기를 경험해왔다. 그런 점 때문에 사람들의 급진화된 의식 속에는 절망감이 섞여 있다. 이런 모순된 의식이 투쟁의 불균등성과 유동성을 낳는다.
"조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은 이런 배경과 연관이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만큼 현장조합원 운동이나 학생운동이 현재 강력하지는 않으므로, 올해에도 87년이나 97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87년, 97년 노동자 투쟁은 모두 민주주의 투쟁과 관련이 있었다. 오늘날 특히 신자유주의는 민주주의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이른바 '일심회'사건 등 정치 탄압도 강화되고 있다. 정치적 요구와 경제적 요구가 결합돼야 한다.
"북미 관계는 전쟁으로도, 진정한 관계 개선으로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미 관계를 비롯해 수많은 문제에서 정치적 역동성이 계속될 것이다. 동시에 사람들의 의식은 매우 모순돼 있으므로 상황은 급변할 수 있고 투쟁도 폭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그런 만큼,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정치가 강화돼야 한다."
이어진 청중 토론에서 한 발언자는 "2006년에 부시는 지는 해였고 차베스는 뜨는 해였다"며 중동과 라틴아메리카의 역동적 정세를 상기시켰다. 중국과 미국 경제의 상황 악화 때문에 한국 경제 위기도 계속될 것이고 이에 따라 신자유주의 공격도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여중생 압사에 항의하는 대규모 운동이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낙선에 일조한 사례에 견주어 올해 국내 정치 상황의 유동성과 휘발성을 예측하는 주장도 있었다. "과거의 경험과 현재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근거 없는 낙관이나 비관에 치우치지 말고 적절한 개입을 준비해야한다."
최일붕 동지는 정리 발언에서 "87년, 97년과 달리 조직돼 좌파들이 존재하므로, 급진 좌파가 일거에 대중의 지지를 획득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급진 좌파는 여러 세력과 끈기 있게 공동 활동을 하면서 그 속에서 지도력을 입증받기 위해 차분하고 꾸준히 노력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