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가 말하는 미국 제국주의와 중동의 미래
〈노동자 연대〉 구독
미국의 중동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요?
이라크를 둘러싼 미국 지배계급 내 논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심지어 부시조차 지금껏 미국 지배계급이 패배해 왔다고 인정합니다.
또한 우리는 잡지 〈타임〉의 지적, 즉 전체 지배계급뿐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도 국제주의자들과 네오콘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공화당 내 국제주의자들을 대변하는 제임스 베이커는 패배를 인정하지만, ‘탈출 전략’을 고려하진 않습니다. 그는 이라크에서의 ‘완전 철군’뿐 아니라 부분 철군에도 반대합니다. 이라크에 군대를 계속 주둔시키되 다만 [이를 안정화하기 위해] 시리아·이란과 협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미국 지배계급 내에서도 베이커와 견해가 같은 사람들이 다수일 겁니다. 그러나 부시 정부를 장악한 네오콘들은 되레 부시가 지나치게 자신감이 없고, 이라크에 충분한 군대를 보내지 않았다고 비판합니다. 심지어 이라크 전쟁은 그 출발부터 완전히 옳았다고 주장합니다.
부시는 네오콘들에 부응해 이라크에 증파해서 특히 바그다드를 확실히 장악하려 합니다. 이것은 핵심적으로 마흐디 군대에 맞서 사드르시(市)를 공격하겠다는 것이고, 나아가 이란 적대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화당 내에서, 더 넓게는 미국 지배계급 내에서 이라크 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네오콘의 승리로 끝났고, 저는 이것이 매우 일관된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이라크에 증파할 것이고, 이란에 대해서도 더 험악한 말들을 쏟아내며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고자 걸프만 쪽으로 전함을 배치할 것입니다. 또한 소말리아 군사 개입도 지속할 것입니다.
‘블랙호크다운’
우리는 지난 며칠 동안 평화정의연합(UFPJ) 회원 필리스 베니스의 주장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녀는 핵심을 매우 잘 짚어 줬습니다.
“부시 일당은 다시 재선에 나설 이유가 없습니다. 누구도 딕 체니에게 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고, 그는 아무리 작은 지역구에서라도 당선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패배를 안긴 미국인들에게 나가 싸우라고 떠밀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올해 이들의 전략입니다.”
저는 이들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고, [전황을 역전시키기에] 충분한 규모로 이라크에 군대를 보낼 만한 상황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포스트〉가 말했듯, 이들은 2004년 4월 첫번째 팔루자 위기 때처럼, 단지 팔루자의 수니파뿐 아니라 사드르 시(市)의 사드르와 그 지지자들을 공격할 것입니다. 그것은 기갑사단이 사드르 시로 진입하는 첫 전투가 될 것입니다.
이 전투는 마치 ‘블랙호크다운’, 즉 1993년의 모가디슈 사태처럼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그들은 더 큰 규모의 공격을 시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승리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은 승리를 단언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것은 패배를 미루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여기엔 엄청난 인명 학살이 뒤따를 것입니다.
이란 공격 가능성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만일 네오콘들이 이란을 즉각 공격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매우 놀라운 일일 겁니다. 네오콘들의 현재 행동은 다음과 같은 정치적 문제 때문입니다.
네오콘들은 수니파를 고립시키려고 시아파 정부와 손을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아파 정부는 몇몇 정치 조직들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이들은 대체로 이란과 동맹을 맺고 있고 의회 내 다수파를 유지하려고 사드르에 의존합니다.
미국은 사드르를 고립시키고 제거하려 합니다. 그래서 지난해 내내 사드르를 어떻게 할지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라크 정부 사이에 끊임없이 권모술수가 오갔습니다.
사드르를 덮쳐 마흐디 군대를 깨부수는 일은 분명 네오콘들에게 사활적 과제임이 틀림없습니다. 저는 아마도 이것이 그들의 최우선 과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네오콘들은 사드르 외에 이란과 연결된 말리키 등 이라크 정부 내 주요 세력들에 압력을 가하고자 이 과제를 수행할 것 같습니다. 네오콘은 이란에 이런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방해 말고 가만히 있어.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너를 손봐 줄거야.”
그러나 사태가 발전해 이들이 이란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마 그것은 전면전은 아닐 것입니다. 이들은 그럴 만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아마 공중폭격과 특수부대 파병을 결합하는 방식을 택하거나, 이스라엘과 함께 폭격을 할 수도 있습니다. 비록 이것이 당장 일어나지 않을지라도 부시가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이것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