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건강까지 착취하는 자본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건강까지 착취하는 자본

김건형(경희대 한의대‍·‍산업보건학생연대회의 회원)

지난 4월 4일,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회사 내에서 구사대와 사측 관리자들에게 집단으로 폭행당했다. 노동자들은 회사측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직업병 판정을 받은 76명을 비정규직 노동자로 불법 대체하려는 것을 반대해 아침 선전전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노동조합원들은 정당하고 합법적인 선전전을 야만적으로 폭력 진압한 부서 사무실을 점거하고, 책임자 처벌과 불법 파견 금지를 촉구하는 농성을 전개했다. 그러나 조합원이 모두 퇴근한 저녁, 5백여 명의 구사대가 물대포와 해머로 벽을 뚫고 들어와 농성중이던 노조 간부들을 무참히 폭행했다. 노동자들이 폭행당할 때 수수방관하던 거제 경찰서는 회사의 업무 방해 고소고발을 받아들여 노조 간부 4명을 구속했다. 그리고 판사는 한 명의 노동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주)는 추가로 12명에 대해 업무 방해로 고소고발했다. 사실, 대우조선소 노동자들에게 폭력 탄압은 경악할 만한 일도 아니다. 대우조선의 노무 관리는 치밀하고 악질적이기로 유명하다. 신경영전략으로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자본과의 일체감을 주입하는 한편,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폭력으로 짓밟는다. 1995년 구사대를 시켜 노동조합을 침탈했다. 당시 백순환 노조위원장(현 민주노총 임시비대위장)과 상집 간부를 폭행하고 노동조합 집기를 박살냈다. 2001년에는 단체교섭 기간 중 교섭 위원을 폭행했다. 4월 3일에는 현장 안전 점검중이던 노조 위원장과 집행 간부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한 현장 활동가에게는 50만 원의 현상금도 걸었다. 하지만 폭력은 구사대의 주먹과 쇠파이프만이 아니다. 현장 활동가들을 감시‍·‍추적하고, “노조 행사나 집회에 참가하면 승진과 성과급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조합원들을 협박했다. 올해도 노조의 직업병 집단 요양 신청 투쟁을 방해하기 위해 산재 환자들을 불법 감시하고 개별 면담을 통해 산재 포기 각서를 종용하는 등 법으로 보장된 권리마저 침해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지난 4월 30일 국가 인권위원회에 회사를 제소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생명을 걸고라도 자본에 고용돼야만 살 수 있는 현실 그 자체가 노동자에게는 이미 폭력이다. 이윤을 한없이 쌓으려는 자본은 노동자들을 ‘죽을 정도로’ 쥐어짜기 때문이다. ‘죽을 정도로’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대우조선의 생산량은 무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위 생산량당 노동 투입량(맨아워)은 절반으로 줄었다. 1996년에 17명이 하던 일을 2000년에는 9명이 했다. 게다가 생산량은 두 배로 늘어났다. 결국 1996년 네 명이 하던 일을 2000년에는 한 명이 하게 된다는 말이다. 비정규직은 점점 늘어나 지금은 정규직 대 비정규직의 비율이 1:1 정도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꺼리는 힘들고 위험한 작업을 도맡아 하면서 더욱 열악한 작업 환경과 작업 강도에 내몰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건강은 급속히 악화했으며, 워크아웃으로 인한 인력 감축과 빡빡한 노동 밀도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2001년에만 11명의 노동자가 산재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2인 1조 작업을 1인 1조로 시행하고, 초를 다투는 생산성 향상 구호 속에서 안전 조치가 무시된 채 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이 사망한 것이다. 2001년 대우조선 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근골격계 직업병 조사를 시행한 결과 2백48명이 근골격계 질환 소견자로 판명됐다. 회사의 방해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에 직업병 요양을 신청한 사람은 76명뿐이었지만, 특진 판정을 기다리는 2명을 제외한 74명 전원이 직업병 판정을 받고 요양중이다. 대우조선 자본은 노동자들의 피와 살을 짓뭉개고, 노동자들의 뼈와 근육을 닳아빠지게 하고 착취의 왕국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1등 조선소”라는 허울좋은 구호 아래 말이다. 대우조선만이 아니다. 지난 2월, 시그네틱스 파주 공장에서 일하던 19살 여고 실습생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안전 장치를 제거한 프레스에 손목이 찍혀 불구가 됐다. 살인적 노동 강도와 현장 인력 축소로 2001년 31명의 철도 노동자가 철로 위에서 목숨을 잃었고 1996년부터 2000년까지 1백15명의 집배원 노동자가 사망했다. 노동자들의 건강은 몇 개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 모든 노동자들이 자본의 이윤 추구에 맞서 지켜야 할 삶의 필수 요소다. 대우조선 노동자들은 이와 같은 노동자 건강 압살, 민주노조 와해 음모에 맞서 힘차게 투쟁하고 있다. 을지로 대우조선해양(주) 본사 앞에서 장기 집회와 농성을 계획하고 있다. 자본의 이윤 추구에 반대해 인간다운 삶의 질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