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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의 영업시간 단축 요구는 정당하다

금융노조의 영업시간 1시간 단축 요구 방침이 언론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탐욕의 은행노조"(이데일리), "세금 깔고 앉아 일 덜 하겠다는 은행노조"(동아일보), "고객은 안중에도 없는 은행노조"(중앙일보), "금융노조의 배부른 투정"(조선일보)

그러나 금융노조는 은행 노동자들의 살인적인 노동강도 때문에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것뿐이다. 실제로, 은행 노동자들은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11시에 퇴근하는 게 기본이고, 요새는 주말에도 출근한다. 오후 네시 반에 영업점이 문을 닫아도 영업점 마감에 두 시간, 기타 마케팅·교육·회의 등으로 오랜 시간을 보낸 뒤에야 퇴근한다. 그래서 많은 노동자들이 과로사 걱정을 하고 있고, 실제로 국민은행에서는 2004년에 매달 과로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IMF 구조조정 이후, 은행 대형화로 은행간 경쟁이 '전쟁'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에 지속적인 인력 감축 구조조정이 있었다. 은행 수가 절반 이상 줄었고, 14만 명에 달하던 정규직 노동자가 8만 명으로 줄었다. 이 자리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다.

노동자 개개인들에게 가해지는 각종 실적 압박과 업무량 증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따라서 금융노조가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것은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물론 금융노조는 은행을 이용하는 다른 노동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영업 마감 이후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 인하나 폐지 등을 더욱 적극 제기해야 한다.

영업점 마감시간 단축이 소액 고객들을 영업점에서 계속 밀어내는 정책을 추진해 온 은행산업 사용자들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묵인하는 것으로 연결되선 안 된다.

무엇보다 영업점 업무 외 개별 마케팅이 강화되는 현실에서 영업점을 세시 반에 끝낸다고 업무량 자체가 줄어든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다. 영업시간 단축은 텔레마케팅 등 다른 업무의 증가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따라서 금융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정규직 인력 충원을 통해 근본적으로 업무량 감소를 추진하는 데 전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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