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싸워 온 동지들이 진정한 승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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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정학 무효” 판결을 축하합니다. 동지의 징계 철회 투쟁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징계가 결정된 뒤, 저는 매일 아침 학교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진실을 알렸습니다. 징계 철회 서명에 1천 명이 넘는 학우들이 동참했고, 징계 철회 집회에는 학생과 노동자 2백여 명이 참가하기도 했죠. 민주노동당,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교수노조,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학교 밖의 노동·시민·사회단체들, 재학생들, 그리고 졸업한 선배들까지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어요.
지난 4월 18일, 보직교수의 성희롱을 사실로 인정하는 국가인권위 판결이 나와서 징계를 고수할 명분이 사라졌는데도, 박철 총장은 “법원의 판결을 지켜보자”며 면담조차 거부했어요.
그리고 5월 10일, 외대 당국의 “무기정학 처분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온 것이죠. 법원은 “[보직교수의] 폭행 및 성희롱 관련 부분은 진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한국외대의 구성원으로서 … 능히 의견을 개진·표명할 수 있다”고 인정했어요.
여기에는 국가인권위의 보직교수 성희롱 인정 판결이 큰 영향을 준 듯해요. 학교 바깥의 다양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도 빼놓을 수 없을 거예요. 국내 단체뿐 아니라 영국 하원의원 조지 갤러웨이, 포츠머스 대학 노동조합 등의 국제적 연대도 큰 힘이 됐죠. 이런 광범한 연대 덕택에 법원도 저의 손을 들어준 거죠.
법원 판결 이후 학생과 노동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특히 지난해 박철 총장의 노조 탄압에 맞서 싸우다 파업을 접어야 했던 직원 노동자들이 많이 기뻐하세요. 모두들 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가슴속에 한과 울분을 쌓아두고 계셨거든요.
성희롱 피해 여성노동자나 해고노동자들처럼 계속 투쟁하고 있는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파업 뒤 복귀했지만 학교 당국의 집요한 분열 책략 때문에 괴로워했던 직원 노동자들에게 이번 승소 소식은 단비와 같았겠죠. 노동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정말 통쾌하다’, ‘승소 소식 듣고 모두들 좋아한다’고 축하해 주시는데, 정말 뿌듯하더군요.
학우들의 반응도 뜨거워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학우들도 유인물을 보고 축하한다며 지지 문자를 보내줬죠.
바로 이런 분들의 후원 덕분에 법정 투쟁에 돌입할 수 있었고 또 승리까지 한 것을 보면, 이분들이야말로 이번 투쟁의 진정한 승자라 할 수 있겠죠.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국가인권위 판결과 이번 법원 판결은 사실상 학교 당국에 대한 정치적 파산 선고였습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이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항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봐요. 따라서 학교 당국이 항소를 포기하고 징계를 완전히 철회하도록, 지지와 연대를 확대해 더 강한 압력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