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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택PD 인터뷰 - 한미FTA와 유전자 조작 식품:
"식량조차 돈벌이에 종속되는 게 한미FTA입니다"

7월 4일 방영된 <위험한 연금술, 유전자 조작 식품>을 통해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위험성을 폭로한 KBS 이강택 PD를 만나 한미FTA와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위험성에 대해 들었다.

먼저 유전자 조작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전통적인 종자 개량은 좋은 유전자를 가진 개체와 일반 개체들을 계속 교배시켜 좋은 형질이 태어나도록 만드는 거죠. 그러다 보니 많은 시간이 걸리고 개량 폭이 제한됩니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을 합니다. 같은 종에서는 구할 수 없는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떼어내 결합하는 거죠. 유전자 조작은 검증이 안 된 것이고,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기술적으로도 대단히 불안정한데, 이것은 장기적으로도 해결하기 힘들 겁니다.

목표 유전자 하나를 넣으려면 이와 함께 몇 가지 다른 유전자도 같이 들어가야만 하는 데다가 유전자가 어디에,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유전자는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관계 속에서 발현됩니다. 그러다 보니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나타날 수 있는 거죠. 인간의 유전자가 2만 개고 바퀴벌레도 2만 개라고 하는데 그 작용은 엄청나게 큰 차이가 나죠.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죠


1998년에 스코틀랜드의 푸스타니 박사가 쥐에게 유전자 조작 감자를 먹였습니다. 그런데 열흘 만에 이상이 나타났습니다. 이게 사실상 최초의 동물 실험이었죠. 또 다른 것은 BBC가 보도한 것인데, 닭에게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먹였더니 보통 닭보다 50퍼센트 정도 높은 폐사율을 보였습니다.

또, 영국의 뉴캐슬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것인데, 사람의 장에서도 유전자 조작 성분이 위장 속 미생물에 남아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어도 소화가 돼서 DNA가 다 파괴된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잔존한다는 결과가 나온 거예요.

유통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깁니다. ‘스타링크 사건’이 있습니다. 사료용으로만 승인된 옥수수가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식용으로 광범하게 쓰인 게 밝혀진 거죠.


유전자 조작 식품이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 세계적으로 식량 생산이 모자라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제3세계 ‘식량난’의 문제는 제국주의 시대부터 강요된 상업적 모노컬쳐[단작재배]의 폐해입니다. 자기 나라 국민들이 굶어죽는데 쓸만한 농지에서는 외국에 판매할 커피 등을 재배하는 것[이 문제] 아닙니까?

유전자 조작 연구의 80퍼센트는 제초제 저항성입니다. 거대 농화학 기업 몬산토가 ‘라운드업’이라는 맹독성 제초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초제의 특허가 1990년대 초에 만료돼 가자, 이걸 더 팔기 위해 자기네 제초제를 견디는 종자[라운드업레디]를 만들어 세트로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종자는 특허를 받아 일반 종자보다 4∼5배 가량 비싸게 팝니다.

제초제 사용은 계속 늘었고, 이제는 이 강력한 제초제에도 죽지 않는 수퍼 잡초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거대 식품회사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식량 생산을 자신들에게 완전히 종속시키는 겁니다. 자신들이 만드는 종자, 화학비료, 제초제를 계속 구입해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만드는 거죠.


그런 면에서 우리 나라의 ‘GMO 표시제’는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번 한미FTA를 통해 이런 표시제마저 더 약화될 듯한데요.


우리 나라에서 판매되는 거의 모든 콩과 옥수수 식품을 조사해 보면 GMO가 1∼3퍼센트씩 나옵니다. 2005년에 식약청에서 검사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런 게 하나도 표시가 안 됩니다.

일단 음식점에서는 표시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옥수수 전분 같은 것은 튀김류나 과자 등에 많이 쓰이지만 식품 첨가물이기 때문에 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원래 우리 나라는 올 가을에 ‘바이오 안정성 의정서’를 발효해 이런 것들[GMO 표시제 등]을 강화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한미FTA가 체결되면서 이 의정서에 연관된 법들이 사실상 무력해지고, 이를 개정하려면 미국이 동의해야만 바꿀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나라에 존재하는 민주주의라는 게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다시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식량은 인간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데 가장 기본으로 필요한 식량조차 기업의 돈벌이, 이윤 추구에 종속되는 거죠.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게 광우병과 유전자 조작 식품이 아닌가 합니다.

이강택PD는 ‘맑시즘2007’에서 ‘유전자조작식품(GMO)의 정치경제학’(7월 16일 오후 2시 30분)이란 주제로 연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