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ㆍ이랜드 투쟁이 보여 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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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코아·이랜드 투쟁은 노동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동안 억눌려 온 여성 노동자들이 투쟁 속에서 놀라운 용기와 잠재력을 보여 주었다.
구속된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은 “모든 게 기적이었다. 아줌마 노동자의 힘이 장기 투쟁을 이끌어왔다. … 하루도 못 갈 줄 알았고, 아무런 준비조차 없어 이렇게 오래 진행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아줌마들의 의지 때문에 우리의 투쟁이 체계화됐다”고 했다.
한시적 점거(1박 2일)로 시작된 상암점 1차 점거를 무기한으로 이어간 힘도, 2차 점거의 성공도, 세 차례 이상 이어진 3차 점거 시도도 현장조합원들의 굽힐 줄 모르는 투지와 자발성에서 나왔다. 이것이 이번 투쟁의 진정한 원동력이었다.
이런 현장조합원들의 투지와 자발성을 뉴코아·이랜드 노조 지도부는 민주적으로 대변해 왔다. 특히 이랜드일반노조 지도부는 모든 사안을 분회 토론을 통해 묻고 결정하는 현장조합원 민주주의를 보여 줬다. 이것이 바로 이 투쟁이 그토록 강력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은 점거파업이 효과적인 무기임도 보여 줬다. 점거파업이 없었다면 박성수에게 5백억 원의 매출 타격을 입히지 못했을 것이다.
점거파업은 초점 구실을 하며 강력한 연대 투쟁을 촉발시켰다. 1차 점거파업은 민주노총의 7월 8일과 7월 21일 ‘매출 제로 투쟁’을 끌어냈다. 2차 점거파업은 민주노총의 8월 18일 전국노동자대회 개최와 8월 21일 비상 임시대의원대회 개최 결정을 끌어냈다.
또, 점거 파업은 시민·사회 단체의 지지를 모아냈다. 점거농성장 앞에서 교수, 변호사, 종교인 등이 연이어 박성수와 노무현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차 점거파업 때 강남점 앞에서는 매일 5백∼1천여 명의 연대 동지들이 참여하는 연대 집회가 열렸고 수백여 명이 노숙 농성까지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점거파업의 정치적 효과였다. 점거파업은 뉴코아·이랜드 투쟁과 비정규직 문제를 전국적인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게 했다. 뉴코아·이랜드 파업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갈수록 커졌다. 이랜드 사측을 교섭테이블로 끌어내고 양보하는 시늉이라도 하게 만든 것도 점거파업이었다.
불꽃
노무현이 두 차례나 경찰력을 투입해 점거파업을 파괴한 것도 이런 효과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지와 자신감은 여전하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이랜드 조합원은 “[7월 31일 경찰력 침탈로 유치장에 갇혀서도] ‘빨리 나가서 다시 점거해야 하는데’라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8월 7일 이랜드일반노조 수련회에서도 조합원들은 ‘제3 거점 마련’을 ‘가장 필요한 점’으로 꼽았다.
지난 2주간 거듭된 3차 점거 시도는 꺼지지 않는 투쟁의 불꽃을 보여 주며 박성수와 노무현의 등골을 오싹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점거만은 막겠다’는 노무현과 박성수의 필사적 발악으로 3차 점거 시도는 계속 무산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경찰이 도·감청과 핸드폰 위치추적까지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노총의 강력한 연대 투쟁이 절실한 때다. 이제 민주노총의 강력한 연대 투쟁이 핵심 고리이고 승리의 열쇠다.
이 뜨거운 여름을 현장 민주주의에 기반한 강력한 점거 파업으로 달려 온 여성 투사들에게서 이제 민주노총 조직 노동자들이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