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수도 산티아고를 비롯한 칠레 곳곳에서 바첼레트 사회당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칠레 최대 노동조합 연맹인 ‘노동자 단결’이 주도한 이번 시위에는 주류 언론과 정부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18개 지역 노조, 대학생, 교수,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시위대는 최저임금과 연금 인상, 교육·의료·주거 서비스의 공공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바첼레트 정부와 주류 언론들은 시위 전부터 ‘노동자 단결’이 폭력을 선동하고 있고 정부가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매우 폭력적으로 다뤘고 참가자들 약 3백80명을 연행했다. 시위에 동참한 사회당 상원의원이 두들겨 맞기도 했다.
바첼레트 정부는 ‘사회 문제’를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대부분 답습했다. 지난해 초 학생들의 전투적 투쟁 덕분에 교육 분야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을 뿐이다.
아시아 수출 덕분에 칠레 경제가 매년 6~7퍼센트씩 성장하면서 자본가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졌다. 그러나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여전히 최저임금[약 26만 원] 이하를 벌고 있다. ‘노동자 단결’의 조사에 따르면, 4인 가족 한 달 생활비가 최소한 1백만~1백50만 원인데 말이다. 빈부격차가 확대되면서 상위 20퍼센트의 소득이 하위 20퍼센트의 13배가 넘었고, 상위 10퍼센트가 전체 국부의 47퍼센트를 장악했는데, 이는 사상 최악이다.
칠레 노동자들은 더는 바첼레트 정부의 개혁을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않고 투쟁을 시작했다. 최근 승리를 거둔 코델코의 노동자들이나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대표적 사례다.
칠레 언론들은 2006년 교육 공공성 확대를 요구하는 학생 시위, 올해 코델코 노동자 투쟁에 이어 정부가 ‘3연타’를 맞았다고 표현했다. 여론조사를 보면, 바첼레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9.1퍼센트로 집권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바첼레트 정부가 대중의 기대를 계속 저버린다면 ‘3연타’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